증권사들 "ETF보다 수수료 높아 경쟁력 저하 우려"
한국예탁결제원과 증권사들이 ETN(상장지수증권) 상장을 2주일 앞두고 수수료 협상에 나섰다. ETN은 특정 기초자산을 토대로 만든 지수를 추종하는 금융상품으로 다음달 17일에 국내에서 처음 상장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원과 ETN 상장을 준비하는 증권사들은 업무 위탁 등에 대한 수수료를 둘러싸고 이견이 보여왔다. 예탁원이 각 증권사에 ETN의 상장 당시 발행 액면금액에 4bp(0.04%)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통보한 것.
ETN은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금융상품으로 ETF와 비슷하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설정액을 운용하는 반면 ETN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발행한다는 점이 다르다. ETF와 ETN은 주식시장에 상장돼 거래되기 전까지 실제 투자자들의 자금이 얼마나 유입될 지 알 수 없다. 다만 발행사가 잠정적으로 수요를 예측해 증권의 발행량을 정할 수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가 정한 ETN의 최소 발행금액은 200억원이다. 각 증권사들은 초기에 시장을 안착시키자는 한국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대부분 첫 발행금액을 500억원으로 정한 상태다. 문제는 예탁원이 이 최초 발행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매기겠다고 나선 것. 예탁원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ETN 한 종목을 상장하는데 예탁원 수수료만 2000만원이 든다. 증권사들로선 얼마가 팔릴지도 모르는 상품에 거액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예탁원은 ETF에 대해서는 신규 종목이 상장될 때 LP(유동성공급자)가 설정한 금액에 대해 3bp의 수수료를 받는다. 보통 50억원이 설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ETF 한 종목당 내는 예탁원 수수료는 150만원 수준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ETN은 새로운 시장이라 초기 인프라 비용 등이 필요하다"며 "ETF와 수수료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예탁원은 수수료를 내려 달라는 증권사들의 의견을 접수하고 4일부터 수수료를 조율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은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ETN을 출시해야 하는 상황인데 수수료가 높으면 누가 적극적으로 신상품을 발굴하려고 하겠느냐"라며 "최소한 경쟁상품인 ETF와 형평성은 맞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예탁원이 수수료를 협상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지만 ETN 상장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이 빠듯하다"며 "정부 주도로 만드는 신시장인데 제반 인프라가 갖춰지는 속도가 느려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