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에 IPO 대신 10~20% 지분팔기로…2, 3대 PEF 주주들은 IPO 선호
포스코가 발전 계열사 포스코에너지의 IPO(기업공개)를 2년 후로 미루고 대신 지분 10~20%를 더 팔아 3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분 인수자로는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이큐파트너스가 유력하다.
12일 M&A(인수·합병)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외부 자문사 없이 포스코에너지 지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단독 인수협상자로는 이큐파트너스가 나서 거래를 진행 중이다. 이 거래의 인수 자문사로는 노무라금융투자가 일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당초 올해 말이나 내년 중 상장에 나선다는 자체 계획을 마련해 왔다. 황은연 포스코에너지 사장도 지난달 "상장 시기를 내년 하반기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의 이런 계획은 모기업인 포스코의 구조조정 계획과 자사의 대규모 시설투자 등으로 인해 사실상 폐기됐다.

포스코에너지는 예년의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올해 실적이 침체되는 양상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매출액이 2조9012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은 1조2321억원에 머물러 연말까지 매출액 합계가 역신장할 가능성이 있다. 영업이익도 2012년 2684억원에서 지난해 2265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791억원에 불과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동양파워를 3000억원대에 인수해 총 2조원 규모의 석탄화력 발전사업도 시작했다. 앞으로 1~2년간 계획한 신규 시설투자 규모가 막대해 단기간 내에 실적이 호전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을 얻는다. 반면 모기업인 포스코는 자회사 중에 체질이 강한 포스코에너지를 통해 구조조정 효과를 내는 현금 확보를 원하고 있다. 포스코가 가진 포스코에너지 보통주 지분율은 89%(이상 보통주 기준, 우선주 포함시 77.58%)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51%를 제외한 38%의 지분은 팔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이런 배경에서 포스코는 IPO를 통한 구주매출이 아니라도 현금을 거둘 수 있는 전략으로 포스코에너지 소수 지분 10~20%의 매각을 계획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에너지 100%의 지분 가치는 약 2조~3조원으로 평가받는다. 이 기준에서 10~20%를 매각하면 최소 3000억원의 현금은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포스코에너지 지분을 인수할 원매자로는 이큐파트너스가 유력하다. 이큐파트너스는 2011년에 포스코와 국민연금이 만든 코퍼레이트파트너십 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되며 포스코와 관계를 쌓아왔다. 지난해에도 포스코와 아르셀로미탈 철광석 지분을 공동 인수하면서 신뢰를 더하게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큐파트너스는 포스코에너지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최근 연기금 시장에서 자금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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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포스코에너지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데 대해 포스코에너지의 기존 2, 3대 주주인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은 IPO를 더 선호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2010년에 스카이레이크 제5호 펀드로 약 2000억원을 투자해 포스코에너지 상환전환우선주(RCPS, 12.86%)와 보통주(1.4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올 초부터 스카이레이크는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크레디트스위스를 자문사로 선임하고 거래를 추진해왔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2년에 2000억원을 유상증자 형식으로 투자해 포스코에너지 보통주 지분 7.51%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가 상장을 미룰수록 스카이레이크와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투자금 회수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비슷한 재무적 투자자인 이큐파트너스가 3000억원을 투자해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 자신들의 입김이 더 약해진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