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원 어치 차명주식이? 신라섬유 상속 해프닝

28억원 어치 차명주식이? 신라섬유 상속 해프닝

오정은 기자
2014.12.02 15:15

작고한 회장의 차명주식 82만주 발견...최대주주 지분율 90%대로 증가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신라섬유가 박성형 명예회장 사망 뒤 대량의 차명 주식이 발견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장남인 박재흥 신라섬유 사장이 차명 주식을 반환받아 1대 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2일 신라섬유는 82만491주(지분가치 약 28억원)에 이르는 차명주식의 발견으로 최대주주가 신라교역 외 12명에서 박재흥 외 14명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피상속인 박성형 회장 사망으로 인한 상속절차 진행 중 차명주식이 발견돼 상속인들 중 박재흥이 상속인들을 대표해 차명 명의인들로부터 위 차명주식을 반환받아 박재흥 명의 계좌에 보관하고 있다"며 "추후 위 차명주식에 대해 상속인들 간의 상속재산분할이 완료되면 다시 공시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앞서 박 회장 사망 뒤 신라그룹은 그룹 주요계열사인 신라교역과 신라섬유 지분에 대한 상속작업을 지난 11월 초에 마무리했다. 박재흥 사장은 부친의 신라섬유 지분 2.15%를 상속받아 지분율이 9.57%로 증가하며 3대 주주에 등극했다.

그런데 상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작고한 회장 소유의 차명 주식이 대량으로 발견되며 박재흥 사장이 자신 명의의 계좌로 입고받은 것이다. 그런데 이 주식이 원래 박재흥 사장의 소유였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당연히 상속세가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차명주식은 회장의 차명재산에 해당되기 때문에 상속 재산에 편입되고 박재흥 사장은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한다. 아울러 세법에 따르면 차명 명의인에게는 증여세가 부과되는데 증여세를 내고 싶지 않다면 조세 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단 증여세를 낸다 해도 주주명부에 올라간 과거 시점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부과하므로 현재 주식가치 대비로는 세금이 많지 않을 수 있다.

차명주식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 설립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1년 7월 이전까지는 상법상 법인 설립 규정이 발기인 3인 이상으로, 1996년 9월 이전에는 7인 이상으로 규정돼 설립시 보유주식 일부가 타인 명의로 등재되는 경우가 빈번해서다.

한편 차명주식 발견으로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 박재흥 외 14명의 소유 지분율은 90.44%에 이르게 됐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말 기준 △소액주주의 수가 200인 미만이거나 △소액주주의 소유주식수가 유동주식수의 100분의 20에 미달될 경우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신라섬유는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전까지는 주식을 분산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늦어도 12월말까지는 장내매도나 장외매도 등으로 최대주주 지분율은 80% 미만으로 떨어뜨려야 내년 사업보고서 제출 시점에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다.

신라섬유 관계자는 "상속 과정에서 차명 주식이 발견돼 공시를 낸 것"이라며 "현재 변호사 사무실과 협의해 상속 등 관련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