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는 2007년부터 펀드에 투자해왔다. 당시 한창이던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이후 한국투자증권, 국민은행 등에서도 펀드를 가입했다. 하지만 지금은 신영증권에서 가입한 펀드 비중이 가장 크다.
업력이 58년의 신영증권은 교보증권과 함께 원조 증권사로 손꼽힌다. 1971년 원국희 회장이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43년 연속 흑자를 냈고 계열사인 신영자산운용은 1999년 운용사로 등록해 '가치투자' 철학의 일가를 이뤘다.
신영증권과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를 찾는 투자자 가운데는 마니아들이 많은 편이다. 신영증권은 지점이 전국에 21개밖에 안 되는데, 이런 불편함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세류에 흔들리지 않고 가치투자라는 펀드의 철학과 운영을 지켜오는 모습에 신뢰가 쌓였다는 게 고객들의 평가다. 신영증권 직원들도 "계열사라서가 아니라 믿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추천한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런데 올해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배당 정책이 주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가치주와 배당주 운용이 특기인 신영자산운용 펀드에 상당한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신영증권을 찾아 펀드를 가입한 고객들도 급증했다. 하지만 가치투자 철학을 정립해온 15년의 성과가 가시화되려는 순간, 신영증권은 규제의 덫에 딱 걸렸다.
일명 '50%룰'이라고 불리는 이 규제는 판매사가 매 사업연도 기준으로 전체 신규 판매금액에서 계열사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제도다. 배당주 바람에 올해 2분기와 3분기 신영증권의 계열사 신규 펀드판매 비중은 각각 71.54%(1680억원), 75.44%(2077억원)에 이르게 됐다. 절대 금액으로는 크지 않지만 비중이 규제에 걸려버린 것이다.
원래 이 제도는 대형 은행이나 대형 증권사들이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이로 인한 순기능도 있었으나 정작 이번처럼 중소형 증권사가 제도의 피해자가 되는 부작용도 있다.
제도는 시장에 후행한다지만 유독 금융투자 부문에서는 이런 사례가 많은 편이다. 지금 신영증권 직원들은 50%룰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막기 위해 타사펀드 판매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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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타사상품 비중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란 영업직원들의 말이 참 어색하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