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이 성형을 했는데 기획사가 돈을 냈습니다. 그렇다면 기획사는 이 성형 비용을 투자로 처리해야 할까요, 비용으로 처리해야 할까요?"
한 회계사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회계는 특히 눈여겨봐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연예인이 성형을 통해 더욱 인기를 얻었다면 기획사는 성공적으로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성형을 한 뒤에도 인기가 없다면 단순히 비용처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투자와 비용을 정확히 나눠 회계로 구분하기는 힘들다. 성형 비용을 회계에 기록해야 하는 시기와 연예인이 실제로 인기를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차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성형이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더라도 2~3년 뒤에 외모에 적절한 배역을 얻어 성공할 수도 있는 일이다. 성형을 통해 인기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연예인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외모를 어떻게 감가상각 해야 하는지의 문제도 남는다.
머리 아픈 회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상장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기존에 상장된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웰메이드, iHQ 외에도 지난달에는 가수 씨엔블루, AOA가 소속된 에프엔씨가 상장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TV에 매일 나오는 연예인을 보면서 이들이 소속된 기획사에 대해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소녀시대의 신곡에 맞춰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사거나 빅뱅의 일본 투어를 보며 YG엔터테인먼트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주가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숫자로 나온 실적이기 때문에 기획사의 속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연예인들의 사생활도 투자의 리스크가 된다. 연애처럼 연예인이기에 공개하기 힘든 일반생활 외에도 음주운전, 마약, 도박 등은 인기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올해만해도 광고와 TV 프로그램에 빈번하게 출연했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사라진 연예인 얼굴 몇몇이 떠오를 것이다.
가치주 투자로 유명한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이런 이유로 아예 기획사 투자를 고려하지 않는다. 대신 백설공주, 인어공주, 미키마우스 등 시간이 흘러도 나이를 먹지 않고 캐릭터들이 사고도 치지 않는 디즈니 같은 콘텐츠 회사를 선호한다. 이런 문화 콘텐츠들은 잘 관리만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영향력이 누적되고 축적돼 더 큰 자산이 된다. "단순히 친숙한 기업이 아니라 내가 정말 잘 아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개인투자자가 성공하는 길"이라는 최 대표의 말을 곱씹어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