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에 디플레이션 우려 겹쳐..한은 금리인하 단행할까
글로벌 환율전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유로존 양적완화 이후 자국 통화가치 절하를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것.
국내에서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거듭 나타냈던 한국은행의 기조가 변할 지 주목된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0.72p(0.04%) 내린 1951.96으로 마감했다. 4거래일째 1950선 안팎에 머무르며 횡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경기지표나 국제유가 흐름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이후 유동성 확대 기조에서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증시 유입이 예상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수급 변화가 기대됐지만 예상보다 변화 속도는 더딘 모습이다. 한국 경제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수출이 전년대비 0.4% 감소하는 등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물가상승률은 0.8% 상승하며 2개월째 0%대를 이어가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제의 양대축인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한 흐름이 장기화되면서 구조적인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적 대응은 뒤쳐지고 있다. 특히 유로존 양적완화 이후 자국 통화가치 절상을 막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보다 과감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장세에서 글로벌 자금 흐름이 환율전쟁의 승자로 몰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통화정책 기조는 금융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호주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0.25%p 내린 2.2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19개월만에 금리인하로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를 기록하게 됐다. 앞서 스위스 중앙은행은 유로존 양적완화에 앞서 기준금리를 50bp 낮췄고 인도, 덴마크, 터키, 캐나다, 싱가포르, 러시아 등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하했다.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자국 통화가치 절하를 유도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고 경기 부양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주 금리인하는 현재 호주 경제 상황을 감안했을 때 다소 선제적인 성격으로 보인다"며 "잇따르고 있는 글로벌 통화부양정책에 동참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독자들의 PICK!
오는 17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당초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1월 금통위 회의에서는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하며 현재 금리 수준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데 부족하지 않다며 예상보다 매파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2월 기준금리 동결, 3월 이후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유럽에 이어 아시아 국가들도 정책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박상현 연구원은 "원화가 환율전쟁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책당국의 고민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실제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국내 수출 경쟁력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환율정책이 중요변수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