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주산업, 빅배스 막는다" 내주 회계 개선안 나온다

[단독]"수주산업, 빅배스 막는다" 내주 회계 개선안 나온다

송정훈 기자
2015.10.24 03:21

대우조선해양 실사결과 발표 이후 확정, 진행형 방식 회계기준 강화

대우건설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다음주 건설과 조선 등 수주산업의 회계 개선안을 발표한다. 그 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진행형 방식의 회계기준을 대폭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3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냈다고 발표한 가운데 수주산업이 경영진 교체 시기에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소위 빅배스(Big Bath·)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막는다는 취지도 담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3일 "다음주에 수주산업 회계 투명성 개선안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며 "업계와 일부 쟁점에 대해 막판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8월부터 금융감독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회계기준원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주산업 회계기준 개선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개선안에 따르면 수주산업 기업은 분기마다 총공사 예정원가를 재평가해 공시해야 한다. 다만, 총공사 예정원가 공시 방식을 현재처럼 사업범주별로 할지, 사업장별로 할지는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수주산업은 대부분 총공사 예정원가를 사업 초기에 한번만 공시하고 이후 재평가하지 않고 있다. 사업 초기에 산정한 총공사 예정원가에 따라 사업 진행 과정에서 원가가 투입된 만큼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인식해 수익을 산출하는 진행률 방식으로 회계를 처리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2011년에 국내에 도입될 당시 수주산업의 수익 인식 시점을 일반 기업과 달리 한번에 인식하지 않는 예외를 인정받은데 따른 것이다.

미청구공사대금을 사업장별(계약건별)로 분기마다 공시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현재는 사업범주별로 분기별로 미청구공사금액을 공시하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조선과 해양플랜트, 건설의 경우 토목과 건축 등 사업별로 공시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발주자가 달라도 같은 사업범주에 들어가면 총액으로 공시하던 것을 사업장별로 공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건설과 조선업체의 원가와 미청구공사금액을 정확히 공개해 대규모 부실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밖에 중요 감사 사항을 도입해 외부감사인이 주요 재무정보에 대해 서술하도록 하고 수주산업 기업이 외부감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의무적으로 감사위원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감사위원회 기능을 강화하며 최고 20억원인 분식회계 과징금을 높이는 방안 등도 개선안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주산업계는 업계 특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방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계약건별로 원가를 공시하게 되면 영업기밀이 해외 경쟁사와 발주자에 공개돼 해외 수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주산업 상장사 관계자는 "국내 업체의 계약건별 원가를 감안해 해외 경쟁사가 낮은 원가를 제시하고 해외 발주사가 원가 인하 등을 요구하면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 회계 전문가는 "수주산업의 회계와 공시 강화는 과거 회계 관행과 경영 여건 등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를 완화하고 경영 악화 등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