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하게 길어진 거래시간 때문에 투자자는 물론이고 증권사 지점 직원, 운용사 펀드매니저, 본사 지원부서의 직원들까지 모두 퇴근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거래시간을 30분 줄여달라. "
증시 거래시간을 30분 단축해 종전대로 오전 9시~오후 3시로 변경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해부터 네 차례 제기됐다. 2016년 8월 한국거래소가 증시 활성화 및 거래대금 증가를 위해 거래시간을 6시간에서 6시간 반으로 늘리자 증권업계 종사자의 업무 피로도가 급증해서다.
거래소는 증시 활성화를 위해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했지만 2016년 8월부터 1년간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모두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00에서 2450으로 급등했지만 증시 거래대금은 늘지 않았다.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대금 증가에 유의미한 변수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거래대금은 문재인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가시화된 2017년 하반기 들어서야 크게 늘었다.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핵심 변수는 거래 시간이 아니고 기업 실적과 정부 정책, 수급이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지점 직원, 일반 투자자 및 범 증권업계 종사자들은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펀드매니저들이 자유롭게 탐방도 다니고 세미나에 참석해 좋은 종목을 발굴해야 하는데 하루에 6시간 반을 컴퓨터 앞에 묶여있는 경우가 많아 인력 낭비"라며 "폐장 시간을 3시로 복원하고 점심시간에도 일본처럼 1시간 휴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뿐 아니라 결제 등 후선 업무부서에 일하는 직원들은 거래시간 연장으로 노동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증권업계는 주식시장이 9시에 개장하기 때문에 오전 7시~8시에 출근하고 명목상 퇴근시간은 오후 5시다. 하지만 증시 폐장시간이 30분 연장되면서 퇴근시간은 6시 이후로 지연됐고 하루 노동시간이 10시간 넘는 근로자의 수가 늘게 됐다.
지난달 국회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 정책 취지에 동참하고 증권업계 종사자의 업무 피로를 낮추기 위해 거래소는 거래시간 정상화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