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대해부]

해가 점점 길어지고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던 선선한 바람이 무거워지면 주목을 받는 종목들이 있다. 에어컨 등 실내 가전제품 제조업체, 음료·빙과 제조업체, '치맥'(치킨과 맥주) 관련 종목 등 이른바 '여름 수혜주'다.롯데하이마트(7,700원 ▼130 -1.66%)역시 대표적인 여름 수혜주로 분류된다. 여름이 되면 선풍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여름 날씨가 예년에 비해 덥지 않아 에어컨 판매가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노역 배상 판결에 대해 일본이 경제보복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국민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이기 시작하면서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은 큰 타격을 입었다. 한 때 8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하락세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 여름부터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벌써부터 에어컨 등 가전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오랜기간 추진해 온 비용 효율화의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 밖에 코로나19(COVID-19)로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컴퓨터와 노트북 매출이 성장한 점,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인테리어, 가구, 가전제품 등의 수요가 늘어난 점 등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까지 롯데하이마트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증권사 대부분은 롯데하이마트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 중이다. 롯데하이마트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3% 넘게 올랐다.

롯데하이마트의 전신은 1987년 설립한 국내 최초의 종합전자 유통업체 한국신용유통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삼성전자판매, 하이프라자 등 전자제품 제조사들의 대리점이 유일한 유통 채널이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비교해서 구매할 수 있는 전자제품 전문점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됐다.
1999년 하이마트로 상호를 변경하고 전국 200여개 직영점을 확보했다. 2000년에는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고 처음으로 연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주요 판매 품목이 TV, 냉장고 등 대형 제품이었던 롯데하이마트는 2001년부터 PC를 도입하면서 IT관련 품목들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들을 도입했다.
2010년에는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고, 2011년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한 시점은 2012년이다. 최근까지 꾸준히 4조원 안팎의 연매출액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은 38.7%로 국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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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중순 이후 주가가 꾸준히 하락세를 탔다. 지난해 여름부터 하락 폭이 더 커졌다.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온라인 채널간 경쟁 심화 등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해외 직구' 등 소비패턴이 다양해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가 커지면서 불매운동의 여파도 컸다. 여기에 더해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전시장이 침체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0.8%, 19.6% 감소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비용 효율화를 추진해 왔다. 공격적인 판촉행사를 통한 외형 성장을 포기했고 효율적인 비용 통제에 힘썼다. 2분기부터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를 공격적으로 폐점하기 시작했다. 올해 1년 동안 23개의 점포를 폐점할 계획이다. 이 밖에 판매 채널을 온라인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성장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먼저 초·중·고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으로 올해 1분기 PC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넘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집 안을 꾸미려는 심리가 커지면서 가구 등 인테리어 제품과 함께 가전제품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서 남는 자금,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생긴 여유 등이 전자제품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르게 찾아온 더위도 반길만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롯데하이마트의 에어컨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컨 매출액은 설치 시점을 기준으로 매출이 인식되기 때문에 갈수록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기저효과 덕에 올해 3분기에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정부가 추진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 사업이 확대된 점도 호재다. 해당 사업은 고효율 제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 비용의 10%를 환급해 주는 정책이다. 개인당 30만원까지만 환급받을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3차 추경에서 관련 예산이 1500억원에서 4500억원으로 늘었다. 10% 환급을 기준으로 보면 최대 3조원 규모의 추가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의류건조기가 대상 품목에 포함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 대부분은 올해 2분기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7개 분기 연속 이어진 영업이익 감소세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냉장고 매출액이 유의미한 성장을 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냉장고의 교체 주기가 도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3월23일 1만1250원까지 하락했던 롯데하이마트 주가는 지난 19일 3만3400원까지 196.9% 상승했다. 최근 1개월 사이 기관 투자자들이 140억여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성장세가 확인되면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외형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를 반영해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3만1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미래에셋대우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3만3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전제품 시장의 상승세 진입과 점포 폐지 및 인건비 효율화 등에 따른 비용구조 개선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40%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높은 실적 모멘텀(성장동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구조의 한계로 높은 가치평가를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실적 개선만 가지고도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목표주가 상향 조정의 이유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 사업 등에 따른 양호한 가전 수요와 하반기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높은 수요 회복 가능성 때문"이라며 "당분간 롯데하이마트의 양호한 주가 회복을 예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