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존 들어선 美 증시…"올해는 3월에 팔고 떠나라?"[오미주]

데스 존 들어선 美 증시…"올해는 3월에 팔고 떠나라?"[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02.21 21:11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올들어 급등한 가운데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며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지 않는 '노 랜딩'(무착륙) 시나리오까지 제기되지만 올해 내 금리 인하 전망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은 물론 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S&P500지수는 기업들의 이익 개선 없이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16%, 올들어 6% 오르면서 밸류에이션만 높아졌다.

S&P500 PER, 4개월만에 15→18.6

지난해 내내 주가 하락을 전망했던 모간스탠리의 전략가 마이크 윌슨은 최근 보고서에서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올라가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졌다며 증시가 죽음의 영역(death zone)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이란 무위험 자산인 국채의 수익률과 주식 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의 차이를 말한다.

윌슨에 따르면 지난해 침체장이 시작된 후 최저점을 쳤던 지난해 10월만 해도 S&P500지수의 PER은 15배, 리스크 프리미엄은 270bp(1베이시스 포인트=0.01%포인트)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는 PER이 18배로 올라가고 리스크 프리미엄은 225bp로 떨어졌다.

윌슨은 PER이 올라가는 것을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가까울수록 공기가 희박해져 생명의 위험이 고조되는 데스 존에 빗대 "많은 등반가들이 데스 존으로 진격해 들어가다 목숨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들어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곧 중단하고 올해 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잘못된 전제에 따라 "생존한 등반가들이 더 위험한 경로를 통해 정상에 오르려 시도하면서 가장 투기적인 주식들이 랠리를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S&P500지수의 PER이 18.6배로 오르고 리스크 프리미엄은 155bp로 떨어졌다며 이는 "2009년부터 시작된 유동성 주도의 장기 강세장 중에서 가장 공기가 희박한 영역에 들어섰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인플레, 4%로 떨어져도 긴축 지속"

윌슨은 지난해 10월 적정 주가에서 시작된 베어마켓 랠리가 오지도 않을 연준의 피봇(pivot: 정책 전환) 기대감에 근거해 투기적 광란이 됐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로 지난해 10월 이후 글로벌 M2(통화 공급량)가 약 6조달러 늘어나면서 올들어 유동성 장세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 유동성이 산소호흡기 역할을 하며 데스 존에서 투자자들을 연명시켰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익 개선 없는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고조되고 예상보다 좋은 경제에 따른 연준의 긴축 장기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제한되면서 증시는 하락 반전할 수 밖에 없다고 봤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의 에디터 잭 하프는 최근 미국 경제 강세에 대해 '노 랜딩'(무착륙)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화제가 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록과 대화한 내용을 전했다.

슬록은 연준의 긴축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영역은 자금 조달이 필요해 금리에 민감한 주택시장과 자동차시장 등에 국한된다며 이는 미국 경제의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의 나머지 80%가량을 차지하는 서비스산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준이 만족할 만큼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못하도록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슬록은 현재 6%가 넘은 소비자 물가지수(CPI)의 전년비 상승률이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대로 떨어지지 않고 예를 들어 4%에서 정체된다면 연준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며 "증시, 특히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향후 수 분기 동안 상당히 취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증시, 지난 2일 고점 찍고 주춤

미국 증시는 지난 2일 올들어 최고치를 찍고 주춤한 상태다. S&P500지수는 지난 2일 4179.76까지 오른 뒤 지난 17일 4079.09로 내려왔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2일 1만2200.82까지 상승한 뒤 지난 17일 1만1787.27로 마감했다.

대다수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 이상으로 강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쉽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미국 증시가 당분간 더 오르지 못하고 기껏해야 횡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피의 투자전략 팀장인 리즈 영은 배런스에 "S&P500지수가 4000에서 4250 구간에 갇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스티펠의 수석 주식 전략가인 배리 배니스터는 S&P500지수가 오는 4월에 4300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올 하반기에 기업들의 이익 창출력이 약화되면서 추가 상승이 제한되거나 오히려 하락 반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증시엔 "5월엔 팔고 떠나라"는 격언이 있다. 5월부터 10월까지는 역사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다가 11월 이후 수익률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배런스는 "올해는 좀더 빨리 3월에 팔고 떠나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연내 피봇 가능성은 멀어지고 있고 증시 밸류에이션은 높아져 주식의 수익률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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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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