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무사 업무영역 침범에…'반대 서명운동' 나선 회계사들

[단독]세무사 업무영역 침범에…'반대 서명운동' 나선 회계사들

방윤영 기자
2024.11.20 16:25
서울 충정로 한국공인회계사회관 /사진=한국공인회계사회
서울 충정로 한국공인회계사회관 /사진=한국공인회계사회

경기도의회가 회계사에게만 허용되던 민간위탁 사업비 회계감사를 세무사도 수행할 수 있도록 조례개정에 나서자,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반발하며 단체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다. 공인회계사의 전문영역이 세무사로 확대돼 업무영역이 침해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공인회계사회가 단체행동에 나선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공인회계사회는 최근 공인회계사 회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경기도의회가 입법예고한 '경기도 사무위탁 조례' 개정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출해달라고 독려했다.

최운열 공인회계사회장 명의로 발송된 문자에서 "동 조례안이 통과되면 경기도 민간위탁사무 회계감사는 서울시와 같이 지자체 결산서 검사 정도의 '간이한 검사'로 변경·완화되고 세무사도 해당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심각한 직역 침해가 발생한다"며 "조례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경기도의회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조례 개정안은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검사를 '회계감사'에서 '사업비 정산 성실성 확인'으로 완화해 공인회계사뿐만 아니라 세무사도 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인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접수된 의견은 3만2000건이 넘는다. 반대가 대다수로 "공인회계사의 고유업무로 세무사가 이를 수행할 경우 자격없는 자가 수행하는 꼴", "세무사가 다른 전문직 업무영역을 침해하고 있다" 등 의견이 올라온 상태다. 공인회계사회에 등록된 회계사 회원은 2만6000여명으로 대부분이 반대 서명운동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여성공인회계사회는 경기도의회에 반대 의견서를 공식 제출하기도 했다. 여성공인회계사회는 "민간위탁사업비 검증은 공인회계사법이 정한 공인회계사의 전문영역인 외부회계검증 업무"라며 "세무사에게 이를 허용하는 것은 공공재정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공인회계사의 반발은 최근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심화됐다. 서울시의회가 2022년 '서울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재의결한 것이 시작이다. 서울시의회는 조례안에서 공인회계사만 수행할 수 있던 민간위탁사무 수탁기관의 회계감사를 '사업비 결산검사'로 명칭을 변경하고 세무사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를 대상으로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 소송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원고 패소 청구기각 판결을 내렸다. 당시 공인회계사회는 "서울시 개정조례가 시행되면 비영리부문의 회계투명성 강화에 찬물을 끼얹고 역행할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회계업계에선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서울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조례개정 움직임이 나타날 거란 우려가 높다.

공인회계사회는 다각적인 방법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지방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투입되는 민간위탁사무의 수탁기관 결산서는 반드시 외부감사를 의무화하는 법률개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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