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소 사과한 이복현, 이번엔 "현대차 훌륭" 이례적 호평[현장+]

삼성 기소 사과한 이복현, 이번엔 "현대차 훌륭" 이례적 호평[현장+]

지영호 기자
2025.02.10 17:00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5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5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현대차(517,000원 ▼5,000 -0.96%) 주주소통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시장 관리·감독 업무를 지닌 금융감독원의 이복현 원장이 10일 이례적으로 현대차그룹을 호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날 금감원에서 열린 업무계획 발표에서 최근 기업들의 합병·물적분할 이슈에 대한 금감원의 역할을 묻는 질의 과정 중 나왔다.

이 원장은 "(현대차가) 선진적 주주소통문화를 열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주주나 최고경영진의 니즈(경영방침)가 소통을 통해 (주주들이) 인식하도록 하는 트랜드들이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질의가 나온 배경엔 2020년 LG화학(310,000원 ▲6,500 +2.14%)에서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375,500원 ▲4,500 +1.21%)의 사례가 재조명되면서다. 당시 LG화학은 주력사업인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한 뒤 곧바로 상장해 주주들에 손해를 끼쳤다. 이후 금융당국은 물적분할 신설 자회사가 5년 내 상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하는 경우 강화된 상장심사를 받도록 하는 '물적분할 5년 룰'을 적용해왔다.

두산그룹의 기업구조 개편에 따른 구조조정도 거론된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109,600원 ▲3,300 +3.1%) 자회사 두산밥캣(63,100원 ▲1,300 +2.1%)두산로보틱스(89,300원 ▲100 +0.11%)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두산밥캣 주주에 피해를 준다는 논란에 휘말리자 합병비율을 조정했지만 주가급락으로 결국 합병계획을 취소했다.

이 원장은 기업의 합병·물적분할 관련 문제에 대해 기업이 스스로 주주들에게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고지한다면 방지할 수 있는 사안으로 봤다. 이 원장은 "(기업들은 주주들이 보는) 증권신고서에 관련 내용을 충분히 기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영진이 사전에 주주들과 충분히 소통했다면 설득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구조조정이 왜 필요한지 적절한 단계에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날짜와 결론을 정해놓고 발표하다 보니 시장 수용도가 낮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융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소액주주 피해 방지책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도 피력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합병·물적분할시 적절한 밸류에이션 담보장치를 마련할 수 있겠지만 기업 스스로 주주와 소통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차에 대한 호평은 이 지점에서 나왔다.

나흘 전 이 원장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기소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해 주목받았다. 검사 시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 등을 주도한 혐의로 이 회장을 기소했던 그는 최근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나오자 이례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자본시장 관리·감독 최고책임자인 그가 삼성전자 사과에 이어 이날 현대차 호평까지 이어지자 4개월 남은 그의 잔여임기와 연관짓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수사한 이력이 있다.

그는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퇴임이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25년 공직생활을 했으니 '민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하면 또 어디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것 같고 대화도 건강해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퇴임식 때 여러분께 뭘 하면 좋을지 물어보겠다"고 위트로 응수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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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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