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훈 트리니티 대표변호사 "지나친 미술품 반출 제한 등 법률 규제 풀어야"

미술품 시장은 갈 길이 멀다. 시장이 작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실정이다. 미술 산업진흥법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을 지을 때 건물 외부에 미술 작품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증권거래소 앞 황소상이나 포스코센터 앞 프랭크 스텔라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한국·미국 신탁·상속법 전문가 김상훈(51·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트리니티 대표변호사가 미술품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법인 비용처리한도(작품값 1점당 1000만원), 지나친 미술품 반출 제한 등 법률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변호사는 25일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미술품은 1001만원으로 단 1원만 비싸더라도 전체값(1001만원)을 비용처리할 수 없다"면서 "입법취지를 고려하고 시대변화를 반영해 비용처리한도를 적어도 미술품 1점당 5000만원까지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국보나 보물과 같은 국가재산이 해외로 반출되는 현상을 막자는 취지로 1945년 이전에 제작된 국내 미술품은 해외반출이 금지돼 있다"면서 "조선시대나 개화기 한국의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은 해외 유명 미술품 경매회사인 크리스티나 소더비에서 볼 수 없다. 이해는 되지만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막는 잘못된 입법"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미술품에 부가세가 면제되는 점은 다른 나라에 없는 경쟁 포인트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어떤 상품을 5000만원에 구입한다면 부가세 10%를 더해 5500만원을 내지만 그림만은 5000만원만 내면 된다"면서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에서 그림을 사는 경우에는 15~18% 수수료에 부가세 10%가 붙는 것이지 미술품에는 부가세가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같은 맥락에서 해외에서 그림을 사서 들어올 때도 관세는 면제된다"면서 "미국에서 구입한 300달러짜리 장난감 레고에도 관세가 붙었는데 그림은 수만달러짜리를 사와도 관세가 0원이다. 세관에 신고만 하면 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미술품 조각투자에 대해서는 "장점이 많아 최근 상담사례가 늘었다"면서도 "미술품을 투자 용도로만 바라볼 순 없다. 미술품을 소유하고 향유하면서 느끼는 심미적인 만족감과 집안의 인테리어 효과에 집중한 애호가들에게는 미술품을 수익증권으로 나눠 보유하게 되는 조각 투자가 의미가 있을진 모르겠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신탁회사가 지정된 미술품을 구입해서 낸 수익을 위탁자들에게 나눠주는 특금신탁 방식을 투자에 활용할 수는 있다"면서 "다만 특금신탁은 개별 운용원칙인데 이런 투자방식은 합동운용하는 게 되버려서 자본시장법상 맞는 건지는 의문이다. 금융위원회에 질의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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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신탁을 위해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수장고가 필요하다. 신탁업자 중 미술품 보관 수장고가 있는 곳은 하나은행뿐이다. 김 변호사는 "수장고가 잘 돼 있는 서울옥션 등과 협업하는 방식이나 전시와 보관을 함께 하는 오픈형 수장고를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외부에 있는 수장고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자본시장법상 업무 위임 금지 규정과 저촉돼 문제가 될 수 있어 이 부분도 법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고려대에서 상속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상속법'이라는 저서로 알려졌고, 2018년에는 영국 로펌 평가기관인 챔버스앤파트너스로부터 개인자산법 분야 '티어1'을 획득했다. 법무법인 바른과 가온을 거쳐 지금은 트리니티에서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통합 자산관리 플랫폼 리빙트러스트센터를 설립할 때 자문에 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