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주식 싹쓸이 외인들 변심…트럼프 말에 반도체 퍼렇게 질렸다

K주식 싹쓸이 외인들 변심…트럼프 말에 반도체 퍼렇게 질렸다

김지훈 기자
2025.09.26 17:57

검은 금요일(8월 1일) 이후 코스피 최대 낙폭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2025.09.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2025.09.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코스피지수가 26일 3400선을 하회하며 마감한 가운데 전기전자, 제조, 건설업종에서 투자금이 먼저 빠져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받겠다는 등 압박성 발언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가 충격을 받았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에 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가운데 주요 아시아 증시 가운데 코스피 낙폭이 가장 컸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2.45% 내린 3386.05에 마감했다. 불과 사흘 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3500을 눈앞에 뒀던 상황이 반전한 것이다. 장중엔 2.98%(3,3671) 밀려났는데 정부의 세법 개정안 발표 다음날로 '검은 금요일'이라 불리는 8월 1일(3.93%)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전기전자업종이 3.825 내려 하락세를 주도했다. 제조(-2.88%), 건설(-2.79%), 의료·정밀기기(-2.70%), 일반서비스(-2.55%), 기계·장비(-2.22%), 금속(-2.13%), IT 서비스(-2.05%), 운송장비·부품(-1.95%), 화학(-1.86%)

KRX(한국거래소) 정보기술지수와 반도체지수가 각각 3.6%, 3.18% 떨어졌다. 모두 국내 반도체 빅2이자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속한 지수들이다.

삼성전자(216,500원 ▼1,500 -0.69%)SK하이닉스(1,061,000원 ▼38,000 -3.46%)는 각각 3.25%, 5.61% 떨어졌다.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감이 생겼고 반도체 업종 경쟁심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반도체주는 대선 이후 국내 증시 매수에 집중했던 외국인들이 특히 대거 사들였던 업종으로 손꼽힌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3471.11)보다 85.06포인트(2.45%) 내린 3386.05,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52.48)보다 17.29포인트(2.03%) 하락한 835.19에 장을 마쳤다. 2025.9.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3471.11)보다 85.06포인트(2.45%) 내린 3386.05,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52.48)보다 17.29포인트(2.03%) 하락한 835.19에 장을 마쳤다. 2025.9.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제약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SNS(소셜미디어) 발언으로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브랜드 제품 또는 특허받은 의약품에 대해 내달부터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해당 기업이 미국 내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인 경우는 예외다"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778,000원 ▲12,000 +0.68%)가 2.15% 내렸다. 녹십자(169,100원 ▲2,600 +1.56%), 대웅제약(176,300원 ▼4,700 -2.6%)도 각각 3.8%, 3.06% 하락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 심화 우려가 부정적 중국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 YMTC와 CXMT가 HBM시장 진출을 계획했다"고 했다.

장 마감 이후 잠정 집계 기준으로 개인이 1조976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10억원, 4891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외국인은 올들어 2560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지수의 대선 이후 랠리를 이끈 수급주체였다. 조기 대선 전까지는 14조365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4조109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간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도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에 약속한 대미 투자 3500억달러가 "선불(up front)"이라며 현금 지불을 요구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 요구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1410원대로 상승한 원/달러 환율도 한국 주식의 매력을 약화시켰다.

다음주 예정된 미국의 고용 지표 등 발표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예정이다. 미국 금리인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된 여건이어서다. 다만 국내 기업 이익에 비춰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는 "관세 위험발 경기 둔화, 물가 압력과 9월 계절적 위험과 기술적 부담에도 직면했다"라면서도 "주식의 상대·절대적 매력은 훼손되지 않았다. 경기 침체는 제어 가능한 위험이며 금리 인하 주기에서 기술주의 이익은 강세장을 지지할 동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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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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