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 다 날렸다…금감원, 전액손실 '벨기에펀드' 조사 착수

900억 다 날렸다…금감원, 전액손실 '벨기에펀드' 조사 착수

방윤영 기자
2025.10.17 04:09

한투證·KB국민·우리銀 불완전판매 여부 점검
이찬진 '소비자 보호 강화' 선언 후 본격 움직임

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임직원 결의대회'에 참석해 직원들에게 당부를 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임직원 결의대회'에 참석해 직원들에게 당부를 전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이 전액손실이 발생한 '벨기에 펀드'와 관련,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조직쇄신을 선언한 이후 이뤄지는 첫 검사로 소비자보호 강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5일부터 '벨기에 펀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 KB국민은행,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시작했다.

'벨기에 펀드'는 벨기에 정부기관이 사용하는 현지 오피스 건물의 장기 임차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2019년 6월 설정됐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공모와 사모를 나눠 총 900억원을 모집했고 나머지 금액은 현지 대출을 통해 마련했다. 당초 5년간 운용한 뒤 임차권을 매각해 수익분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매각에 실패했다. 전액손실이 현실화하면서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를 문제 삼았다.

한투증권은 해당 펀드를 589억원어치 팔아 투자자가 가장 많이 몰려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00억원, 12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우선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여부를 중점점검할 계획이다. 다만 '벨기에 펀드'는 공모펀드로도 판매된 만큼 불완전판매 소지를 찾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와 달리 모든 정보를 공시하도록 돼 있어 "투자위험에 대해 설명을 못 들었다"는 투자자들의 주장을 입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금감원은 판매과정에서 투자판단을 해친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무리 모든 자료가 공시됐더라도 '정말 안전하다' '절대 손해 안 본다' 등 투자판단을 해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사의 자율배상이 적절히 이뤄졌는지도 확인한다. 한투증권은 현재 피해자들에게 일부 배상하며 자체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준치대로 배상이 이뤄졌는지, 더 배상해야 하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금감원에서 자체적으로 분쟁조정을 진행해왔고 판매사에서도 자율배상이 이뤄지고 있어 진행경과를 체크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법 위반 사실이 없는지 현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 검사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판매단계에서 회사의 규제·책임준수 여부 등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만한 부분은 없었는지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정부조직 개편 백지화 이후 소비자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으로 쇄신을 선언했다. 이에 증권사 거점점포·영업점에 대한 검사확대를 검토하고 첫 불완전판매 검사에 나섰다. 이 원장은 지난달 29일 금감원 본원에서 금융소비자 보호강화를 위한 임직원 결의대회를 열어 "금감원 조직운영·인사·업무절차를 모두 소비자보호 중심으로 전면개편해 완전히 새로운 조직으로 재탄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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