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를 포함한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제도 개혁을 주문하면서 거래소 지주회사 개편안 논의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거래시간 연장 방안이나 이른바 '좀비기업' 퇴출 강화 논의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본시장의 핵심이 되는 거래소를 개혁하자는 지시를 (이 대통령이) 내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 등이 해당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스피 5000 달성 이후 자본시장의 관심이 수십 년째 지수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코스닥으로 옮겨가면서 나온 발언으로 거래소 개혁을 추진해 코스닥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김 실장은 이날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다 실패했던 과거사례를 언급했다. 거래소와 증권업계는 이 점을 가장 주목한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기업공개(IPO) 하는 내용의 거래소 개편안을 마련했었다. 당시에도 코스닥과 비교해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코스닥 활성화에 포커스가 맞춰진 정책이었다.
지주사 전환으로 거래소 산하로 들어가게 될 코스닥 자회사는 중소·벤처기업을 포함한 모든 성장·기술형 기업을 위한 거래소로 육성될 예정이었다. 최근 거래소가 마련한 기술특례상장 종목 다변화와 정부 차원의 펀드 투자 등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당시 국회에서의 논의가 원활하지 못했다.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입법과정에서 제동이 걸리며 더이상 진행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이 다시 한 번 이를 언급하면서 10년 만에 재추진 절차가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방향성이 정해진 건 없다"며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개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자체 개혁 방안 등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거래소는 오는 6월말을 목표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7~8시 프리마켓, 4~8시 애프터마켓 오픈을 준비 중이다. 2027년 12월까지 24시가 거래체계 구축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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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자도 갚지 못할 만큼 수익이 없는 이른바 '좀비기업'에 대한 코스닥 상장 폐지 강화 방안도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추진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인데) 상품 가치 없는 썩은 상품, 가짜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냐"며 "상품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증시에는 2800여개의 기업들이 상장돼 있는데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거래소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2029년까지 약 230개 기업이 퇴출 기준에 해당될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