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혜택보다 가격 상승...요지부동 서학개미, 1월에도 7조 쇼핑

세금 혜택보다 가격 상승...요지부동 서학개미, 1월에도 7조 쇼핑

김은령 기자
2026.02.03 15:26
서학개미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그래픽=이지혜
서학개미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그래픽=이지혜

정부가 국내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를 국내 증시로 돌리기 위한 세제 지원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국주식 투자 수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7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정책 의지를 무색케 한다.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세금 혜택보다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개미들의 수요가 드러나고 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50억299만달러(7조2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2.7% 늘었다. 지난해 10월(9조9000억원), 11월(8조6000억원)에 이어 월별 순매수 금액으로는 역대 3위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서학개미들의 국장(국내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 등의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지는 않다. RIA는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을 매수해 장기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계좌다. 지난해 12월 23일 기준으로 보유한 해외 주식을 매각해고 국내 주식을 매수해 1년간 투자하면 해외 주식 양도세를 1년간 한시적으로 부과하지 않도록 한다.

제도 도입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68억5499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11월 59억3441만달러를 기록했고 국내 증시가 상승추세를 보였던 지난해 12월 18억7385만달러로 급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 투자 수요가 세제 혜택보다 가치 상승에 따른 자본 소득 상승에 더욱 비중을 주는 것으로 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투자자들은 투자 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을 줄이는 것 보다 투자 소득이 늘어나는 것에 더욱 중요도를 주는 것을 보인다"며 "예상보다 세제 혜택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진입하기에 가격 부담이 생긴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한달 사이 코스피가 20% 넘게 급등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과열 우려에 따른 상방 리스크가 생겼다"며 "투자자들의 경험적 판단에 따라 장기 우상향했던 미국 증시대비 장기 박스권에 머물렀던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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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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