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2만2000원, 3%대↑… 엔비디아 자율주행 협업 영향
조정후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지배구조 개편 여건도 긍정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그간 조정을 받은 현대차그룹주를 두고 증권가에서 낙관론이 이어진다. 자율주행과 로봇 등 신성장동력 모멘텀뿐 아니라 경쟁사 대비 유리한 지배구조 개편여건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17일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1만6000원(3.16%) 오른 5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도 3%가량 상승마감했다. 주가가 오른 것은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회의인 'GTC 2026'에서 엔비디아가 현대차와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분야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덕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까지 현대차그룹주 등 자동차주는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란사태가 발발한 뒤 첫 거래일인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지수가 4% 하락하는데 그친 반면 KRX자동차지수는 1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현대차를 1조6918억원 규모를 순매도했고 기아도 524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셌다.
증권가에서는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 HEV(하이브리드) EV(순수전기차) 제조업체가 반사수혜를 누릴 수 있다며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급락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PER(주가순이익비율)가 하락해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커지기 시작했다"면서 "이란사태로 유가가 급등하면 HEV로 수요가 집중돼 ASP(평균판매단가)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이 이달까지 6개월 연속 순매도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2008년, 2020년을 제외하면 역사적으로 연속 순매도는 6개월 선에서 마무리됐다"며 자동차업종의 거래대금이 증가한 점에 주목하라고 짚었다.
'피지컬 AI(인공지능)' 기대감도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 중 자율주행, 로봇, 배터리기술을 모두 갖춘 업체는 테슬라와 현대차그룹뿐인데 현대차의 기업가치는 테슬라의 20분의1 수준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지배구조 개편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DS투자증권은 토요타는 상호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투입이 필요하지만 현대차는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가 보유한 자금을 토대로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자본소모를 최소화하며 자율주행과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나스닥 IPO(기업공개)를 통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정공법을 활용할 수 있다며 주주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투명하게 지배구조를 개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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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90.63포인트(1.63%) 오른 5640.4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3%대 강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상승폭이 축소됐다. 기관이 736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707억원, 176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5포인트(0.12%) 내린 1136.94로 마무리했다. 장마감 직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로 약세로 전환했다.
임정은·태윤선·김상엽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진정과 함께 장중 1480원대까지 하락한 원/달러 환율이 마감기준 1490원대로 되돌아갔다"며 "이란전쟁으로 투자심리의 불안정이 계속되지만 반도체 등 개별 이벤트가 있는 주도주 업종은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