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을 향한 최후통첩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늘어나자 23일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1510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 전개에 따라 고유가·고물가·고금리 악순환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후 2시2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7포인트(5.65%) 내린 5454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9시18분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48시간 이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최후 통첩하자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이 유가와 증시에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의 리스크가 어떤 양상을 보이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의 전망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금융시장 방향성은 중동 전쟁 향방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유가 급등의 초기 충격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으로 완화되면 주식시장이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고유가·고물가·고금리의 순환고리가 형성되면 주식시장은 하방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조정으로 미국 S&P500과 나스닥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200일 선을 하회하는 등 기술적으로 장기 추세 훼손 불안감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라며 "여기에 주식시장 할인율의 대용치인 미국 10년물 금리의 상승세 지속까지 더해지면 국내 증시도 그 외부 충격에 저항력을 갖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개장과 함께 1510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으로 늘어난 고유가 부담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일 브렌트유는 다시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측 리스크로 유가가 급등하면 원화는 직간접적 약세 압력에 노출된다"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주요국 통화 대비 원화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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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중동 전쟁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 연내 적정 범위인 1400~1520원에서 언제든지 일시적으로 튀어 오를 수 있다"며 "다만 1500원 이상에서는 10원 단위마다 당국 개입 강도 높아지며 상단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문정희·이민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목요일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에서 1501원에 마감했다"며 "1500원대 종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고유가 장기화로 인한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서서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또 고유가 장기화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수입(달러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전쟁이 한 달 이상 지속돼 유가가 110달러대로 치솟을 경우 한국은행이 3분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다. 지난 19일 권효성 블룸버그 한국·대만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1개월 정도 이어지면 유가가 110달러대까지 올라 환율 충격까지 겹칠 것"이라며 "110달러대가 1~2개월 유지되면 3분기부터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