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상품은 대기업만?…금감원, 퇴직연금 사업자에 '선관주의' 당부

고수익 상품은 대기업만?…금감원, 퇴직연금 사업자에 '선관주의' 당부

김창현 기자
2026.03.25 14:37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김도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김도엽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퇴직연금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가입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선관주의 의무 이행을 당부했다. 이번 자체검사에서는 기업 규모별 상품 차별 제공, 만기재예치 방치 등 운용관리 미흡 사례가 확인됐다.

25일 금감원은 46개 퇴직연금사업자의 준법감시인과 퇴직연금 업무 담당자 100여명을 상대로 '2026년 퇴직연금사업자 준법감시 설명회'를 개최했다. 금감원은 이번 설명회에서 최근 검사에서 확인된 지적 사례를 공유하고 사업자들의 자체 점검과 내부통제 강화를 요청했다.

퇴직연금 사업자인 A사는 판매 물량이 한정된 고수익 상품을 주로 적립금 운용규모가 큰 대기업이나 주요 고객에게만 제시하고 영세기업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운용 수익률은 30인 미만 사업장이 2.8%에 그친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3.8%를 기록하는 등 격차를 보였다.

B사는 근로자 수 50인 미만인 기업 사용자의 75%가 만기재예치 방식으로 원리금보장상품에 장기 가입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만기 시점에 새로운 상품을 제시하거나 비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C사는 DB(확정급여형) 가입자 70%가 C사의 계열사가 발행한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적립금을 운용해온 상황에서 동일한 신용등급의 수익률이 더 높은 타사상품이 있음에도 대체상품을 제시하거나 안내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D사는 1년 이상 적립금을 현금으로만 두고 운용하지 않는 DC(확정기여형) 가입자 비중이 타사 대비 높은 31%에 달했지만 적극적인 운용 권유나 관리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일부 사업자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운용 중인 금융상품을 그대로 다른 퇴직연금 계좌로 이동할 수 있는 실물이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가입자에게 충분히 안내하지 않아 불필요한 수수료를 부담하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금 개시 이후 가입자의 연금지급 기간·금액 등의 변경을 제한하는 등 가입자에게 불리한 운용이 이뤄지는 사례도 확인됐다.

김기복 금감원 연금감독실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퇴직연금이 노후보장을 위한 핵심적인 제도로 자리매김했고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제도의 기본적인 원칙을 간과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가입자의 금융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가입자에 대한 안내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에서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안내한 사항에 대해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점검해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구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자의 업무처리 적정성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퇴직연금사업자의 위법·부당행위를 계속해서 점검하고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보장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오는 3분기 중 퇴직연금 관련 소비자가 알아야 할 유의사항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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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증권부 김창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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