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DGI, 5년 만에 증시 복귀, 모회사 행보 주목

[더벨]DGI, 5년 만에 증시 복귀, 모회사 행보 주목

김인엽 기자
2026.10.2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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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코스닥에는 위기에 빠져있는 상장사가 도처에 있다. 지배구조, 외부감사, 재무상태 등 다양한 변수로 거래 정지되거나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 곳들이다. 급한 불을 끄고 본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 한국거래소로부터 합격점을 받는게 관건이다. 더벨이 벼랑 끝에 몰린 상장사의 기회 요인과 리스크를 함께 짚어본다.
DGI가 임원 횡령·배임 및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인한 거래 정지를 극복하고 5년여 만에 코스닥시장에 복귀했다. 최대주주인 대한그린에너지는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후 해상풍력 사업을 DGI에 접목하여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다. DGI는 올해 상반기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상장유지 결정을 이끌어냈다.

더벨|이 기사는 10월22일(08:0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DGI(1,067원 ▼203 -15.98%)가 5년여 만에 코스닥시장에 복귀했다. 최대주주 대한그린에너지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한그린에너지가 온전한 상장사를 품게 되면서 향후 활용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해상풍력 EPC 기업 변신, 경영 정상화 결실

한국거래소는 20일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DGI의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결정에 따라 DGI 주식의 매매거래는 21일부터 재개된다.

그간의 경과를 고려하면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DGI의 주식 거래가 최초로 정지된 시점은 2021년 3월이다.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탓에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과거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 감사의견을 확보하며 일부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했지만 거래재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난해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고 올해 5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다만 이의신청을 거쳐 추가 개선기간을 부여받으면서 상장유지를 위한 기회를 확보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지금의 최대주주인 대한그린에너지다. 대한그린에너지는 2023년 4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0억원을 납입하고 지분 35.8%를 확보했다. 이후 자금 지원과 신규 사업 확대를 통해 DGI의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다.

특히 본업인 해상풍력 사업을 DGI에 접목하는 데 주력했다. 기존 DGI는 CCTV 영상녹화장치 등 영상보안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했지만 대한그린에너지 인수 이후 해상풍력 사업에 진출했다. 대한그린에너지가 추진하는 발전단지의 인허가와 설계·시공(EPC) 관련 업무를 DGI에 맡기는 방식이다. 2024년에는 대한그린엔지니어링과 총 87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후 DGI의 실적도 개선됐다. 2023년 44억원에 달했던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4년 약 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다시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약 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2%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주효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은 약 8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4.3%를 차지했다. 기존 영상보안장비 사업 매출 약 75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 대한그린에너지를 상대로 발생한 EPC 매출만 약 50억원에 달했다.

◇상장사 활용 전략 재가동, 시총 200억 부담

시장의 관심은 대한그린에너지의 DGI 활용 전략에 쏠린다.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해상풍력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DGI가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대한그린에너지의 과거 행보를 들여다보면 이러한 관측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DGI에 앞서 다른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자금조달 창구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드러난 바 있다.

대한그린에너지는 2020년 코스닥 상장사 케이알피앤이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사명을 대한그린파워로 변경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했다. 당시 대한그린에너지는 대규모 발전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실제 대한그린파워는 해상풍력 프로젝트 시행법인이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며 발전사업 투자에 참여했다.

2023년 대한그린파워의 경영권을 잃으면서 상장사 활용 전략에 차질을 빚었지만 같은 해 4월 DGI를 인수하며 재차 상장사 확보에 나섰다. 이후 해상풍력 일감을 공급해 DGI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했고 이번 상장유지 결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다만 당면 과제도 적지 않다. DGI의 시가총액은 21일 기준 181억원에 그친다.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기에는 기업 규모가 작은 데다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인 2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관련 상장폐지 절차가 제동에 걸렸지만 증시 복귀 직후 다시 상장폐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더벨은 이날 DGI·대한그린에너지 측에 주가 관리와 조달 계획에 대해 묻기 위해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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