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코스닥 상장사 디에이치엑스컴퍼니(693원 0%)의 현 경영진이 경영권 인수 직후 회사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2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상욱 전 디에이치엑스컴퍼니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정영진 가나기획 대표를 비롯한 현 경영진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현재도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현직 각자대표인 조 모 씨 역시 유사한 혐의로 현 경영진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단행된 경영권 변동이다. 당시 프라임코어는 4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며 디에이치엑스컴퍼니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같은 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정영진 대표를 포함해 프라임코어 측이 지정한 인사 4명이 사내·사외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를 장악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정 대표 등 현 경영진은 경영권을 확보한 직후 농산물 유통 사업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농업법인 등 3곳과 총 45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이 가운데 40억원을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증자 대금 40억원이 회사 계좌로 입금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사실상 전액이 외부로 빠져나간 셈이다. 특히 정 대표 등은 이사로 공식 선임되기 전부터 회사 일회용비밀번호(OTP)를 직접 넘겨받아 자금을 집행하는 등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디에이치엑스컴퍼니는 지난 4월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거래정지 상태이며, 반기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아 공시상으로는 구체적인 자금 흐름을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전·현직 대표가 모두 유사한 내용으로 고발장을 접수한 만큼 자금 지출 적정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고발장에서 자금 집행의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정 대표가 모 종교단체와의 대규모 사업 추진을 위한 필수 지출이라고 설명했으나, 40억원을 받아간 거래처의 연락처조차 공유받지 못했고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납품받은 물품이나 실질적인 사업 진행 내역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계약서는 법인 인감조차 날인되지 않은 채 자금이 집행됐다"며 "인수에 사용한 자금을 다시 빼내 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추가적인 자금 유출 정황도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현 경영진이 서울 강남 소재 사무실 임차료와 해양심층수 사업 계약금 등의 명목으로 6억원가량을 추가로 집행한 것 역시 배임 혐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본인의 대표이사직 사임 역시 정상적인 절차가 아닌, 현 경영진이 사임서를 위조해 행사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독자들의 PICK
지금 2,945명 읽는 중
이 전 대표는 회사가 상장폐지 기로에 놓여 내부 통제가 무너진 틈을 타 현 경영진이 사실상 무자본 M&A를 벌였다고 주장한다. 디에이치엑스컴퍼니는 내년 4월까지 거래소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다.
피고발인인 정영진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논란이 된 40억원의 구체적인 집행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