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앞두고 '속앓이'

KBS 수신료 인상 앞두고 '속앓이'

김은령 기자
2010.01.20 08:10

2009년 흑자전환으로 명분 퇴색, 지방선거 앞둔 여당 지원 힘들어

'수신료 인상'에 사활을 걸고 있는 KBS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신료 인상이 정치쟁점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작년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수신료 인상의 명분이 약해지고 있는 점도 고민이다.

KBS는 상반기 내에 수신료 인상을 결정짓겠다는 계획이지만 지방선거와 맞물려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는 현재 2500원인 수신료를 5000원 안팎으로 인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KBS는 이를 위해 외부 컨설팅을 통해 수신료 수준을 결정하고 경영 개선안을 준비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KBS는 오는 2012년까지 디지털 전환을 위해 향후 6000억원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고 방송제작비가 크게 상승하는 현재 추세에서 수신료 인상은 필수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광고 비중이 줄면 민영방송사와의 지나친 시청률 경쟁에서 벗어나 공익적이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KBS 수신료가 5000~6000원선이 상식적인 수준"이라고 밝히면서 시민단체들의 인상반대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김인규 KBS 사장 선임을 반대해왔던 시민단체들은 김 사장 취임 이후 KBS의 보도태도 등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수신료 인상반대에 앞장서고 있다. 수신료 인상 반대 운동을 통해 KBS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신료 인상이 정치쟁점화 될 조짐을 보이는데다 오는 6월 예정된 지방선거도 수신료 인상의 또다른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나 여당이 국민저항이 예상되는 수신료 인상에 적극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따라서 KBS의 계획대로 상반기 내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2009년 KBS 경영실적이 크게 향상된 것도 수신료 인상의 악재가 될 수 있어 KBS의 속앓이는 깊어만 간다. 지난 2007년~2008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KBS는 2009년 최소 300억원 이상의 흑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26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방만경영을 비판받아온 KBS가 지난해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등으로 실적개선을 시도한 결과다.

그러나 연속 적자를 내던 KBS가 비용절감 등으로 한해 300억원이 넘는 흑자기업으로 돌아섰다는 것은 지금까지 얼마나 방만하게 경영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 돼 버렸다.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기에 앞서 내부 경영혁신부터 시도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방만한 경영을 해왔던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당연히 실행해야 할 '난시청 해소'에 뒷짐을 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수신료 인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가구의 80% 이상은 난시청 해소를 위해 유료방송에 가입돼 있다. 사실상 국민 대다수 지상파방송을 보기 위해 유료방송 요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KBS의 수신료 인상은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KBS의 수신료 인상은 필요하지만 방만경영, 난시청 문제 등으로 동의를 얻기 어려웠다"며 "수신료 인상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예산편성과 집행, 인력감축 등 조직개편, 난시청 해소 노력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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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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