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한 3G' 다시 신청할뻔한 LGT

'반납한 3G' 다시 신청할뻔한 LGT

신혜선 기자
2010.03.31 12:06

'저주파수 할당공고' 내용이 관련법과 엇박자로 혼선...체면 구긴 방통위

대표이사 퇴임까지 감수하며 3세대(3G) 주파수를 반납했던 통합LG텔레콤(15,640원 ▲110 +0.71%)이 저주파수(800㎒, 900㎒)를 확보하기 위해 3G사업을 신청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주파수 할당을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저주파수 할당을 공고하는 과정에서 공고내용에 'IMT-2000(3G) 사업권을 보유하지 않는 이동통신사업자는 주파수할당을 신청할 때 전기통신사업법 제5조에 따라 기간통신사업 허가신청도 함께 해야 한다'고 명시한 탓이다.

공고내용대로 하자면, 3G 사업권을 갖고 있지 않은 이동통신업체는 법에 따라 반드시 3G 사업권을 신청해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 가운데 3G 사업권이 없는 곳은 통합LG텔레콤이 유일하다. 지난 2000년 LG텔레콤은SK텔레콤(78,500원 ▲2,100 +2.75%),KT(61,400원 ▲1,000 +1.66%)(당시 KTF)와 함께 3G 사업권을 받았지만, 2006년 3G 사업을 접기로 결정하면서 해당 주파수를 반납한 바 있다. 당시 LG텔레콤의 남용 대표이사는 허가받은 기간통신사업권을 반납하면 대표이사가 물러나야 한다는 법 때문에 현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3G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갖은 '고초'를 겪었던 통합LG텔레콤은 저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또다시 3G 사업권을 신청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통합LG텔레콤은 방통위에 해당 내용에 대해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방통위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법조항을 뒤지면서 오류를 발견했다. 저주파수 할당을 공고할 당시의 전기통신사업법과 신청마감이 임박한 지금의 전기통신사업법 내용이 바뀐 것이다. 할당공고할 당시의 전기통신사업법은 '역무별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최근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은 유무선 역무에 상관없이 1번만 허가받으면 모든 역무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뒤늦게 오류를 발견한 방통위는 주파수 할당 신청마감을 하루 남겨놓은 지난 30일 '3G 사업 허가신청을 별도로 할 필요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방통위 관계자는 "주파수는 내년 7월 이후부터 사용하기 때문에 할당 공고에서 명시한 사업권 허가 신청은 그 기간 안에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주파수 할당 공고에 '허가신청을 함께 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나 기간을 못 박지 않은 만큼 실제주파수를 사용하게 되는 내년 7월 이전에만 사업권 허가 신청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신청마감이 임박한 상황에서 발을 동동 굴렀던 통합LG텔레콤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31일 오전 11시쯤 방통위에 저주파수 할당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같은 혼선은 방통위가 주파수 할당 공고를 하면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염두에 두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방통위가 사업법 개정을 염두에 뒀다면 애초부터 3G 사업권 허가 신청을 신규사업자로 한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권이 없는 신규사업자가 주파수 할당신청을 할 것까지 감안해야 했기 때문에 통상 사업권이 없는 사업자는 허가를 받아야한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며 "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고내용을 원칙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으로서 좀더 신중하게 내용을 검토했어야 한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한편 주파수 할당 신청마감이 31일자로 다가온 가운데 KT는 저주파수 대역으로 신청서를 접수했고, SK텔레콤은 2.1㎓ 대역으로 신청서를 접수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