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용 주파수 사용기간 1년3개월 남아...257만명 2G가입자 3G전환이 '과제'
KT(64,500원 ▲200 +0.31%)가 2세대(2G) 이동통신서비스를 언제쯤 중단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가입자의 80%가 이미 3세대 이동통신 '쇼'를 이용하는데다, 2G 주파수 사용기간이 1년3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통합LG텔레콤은 현재 사용 중인 2G용 1.8㎓ 주파수를 내년 6월에 반납해야 한다.
통합LG텔레콤은 현재 사용 중인 1.8㎓대역의 주파수가 유일하기 때문에 무조건 재할당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KT는 1.8㎓대역의 주파수 외에 3G용으로 2㎓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고, 이미 가입자의 80%는 3G로 전환했기 때문에 굳이 1.8㎓대역의 주파수를 다시 할당받을 이유가 없다.
KT는 1.8㎓의 잔여 사용기간 1년3개월동안 2G 가입자를 3G로 무난히 전환시킨다면 2G 서비스를 중단하고 1.8㎓ 주파수를 반납하면 된다. 2월말 기준 KT 이동전화 가입자 1520만8278명 가운데 3G 가입자는 무려 83%다. 2G 가입자는 257만명에 불과하다.
KT는 2G서비스 중단시점과 주파수 재할당 계획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KT가 2G 주파수를 반납해야 하는 내년 6월 이전에 자사의 2G 가입자를 3G로 전환하는 방안을 시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18%도 안되는 가입자를 위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2G망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문제는 250만명에 달하는 2G 가입자를 1년 내에 3G로 무난하게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인가다. 10년 전 아날로그 이동전화서비스를 중단할 때도 이동을 꺼리는 가입자들 때문에 한동안 SK텔레콤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아날로그망을 운용해야 했다.
당시 SK텔레콤은 2000년 1월부터 아날로그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계획을 7개월 전인 1999년 3월에 공식 선언했다. 그때 아날로그 가입자수는 34만명. SK텔레콤은 TV나 신문광고를 통해 대대적으로 이 사실을 알리고, 남은 고객에게 15종의 디지털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만을 제기하는 가입자에겐 3만원의 보상비를 지급했고, 끝까지 전환을 거부한 5000명의 가입자에겐 단말기 무료제공은 물론 위로금 20만원까지 지급하기도 했다.
내년 7월 800㎒ 주파수대역의 일부를 반납해야 하는 SK텔레콤은 반납 주파수대역을 사용하는 가입자 16만명에게 지난해부터 이 사실을 공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해당 가입자에게 무료통화 100분, 단말기 보조금 추가지급 등의 조건을 내걸면서까지 해당 주파수대역을 비우는 중이다.
이에 비해 KT의 처지는 좀 어렵다. 1.8㎓ 주파수 반납시점은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2G 가입자는 아직까지 250만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가입자들은 전화번호 변경 자체를 거부하는 가입자들이라 3G 전환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KT가 최근 3G 서비스를 선택해도 기존 2G 전화번호를 그대로 표시해주는 '010 번호표시 부가서비스' 허용을 방통위에 요청한 이유도 2G서비스 중단을 위한 사전조치로 해석된다. 이 서비스는 2G 고객이 3G로 전환할 경우 010 식별번호가 부여되기는 하지만 교환기에서 기존 번호를 자동으로 연결해주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굳이 새 전화번호를 알려줄 필요가 없다.
방통위가 KT에게 이 부가서비스를 허용하면 KT의 2G서비스 중단시기는 좀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아이폰'을 계기로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번호문제만 해소된다면 2G고객의 3G 전환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 서비스를 KT에게 허용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특정사업자 봐주기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회사의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가 번호통합정책까지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