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클린]스마트폰 유해콘텐츠 '사각지대'

[u클린]스마트폰 유해콘텐츠 '사각지대'

정현수 기자
2010.04.22 12:04

[함께하는 모바일 세상]성인 콘텐츠 여전히 활개··"콘텐츠 기준 정해야"

#지난 2월, 애플이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애플의 오픈장터 앱스토어에서 성인물을 대거 차단한다는 내용이었다. 앱스토어에 성인콘텐츠가 넘쳐난다<1월27일자 본지 참조>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결국 애플은 5000여건에 달하는 앱스토어 성인물을 차단했다. 이후 두달이 지났다. 앱스토어는 애플의 의도대로 정화가 됐을까.

#유튜브는 지난해 4월 한국 사이트에 본인확인제 적용을 거부했다. 본인확인제 거부로 유튜브는 사실상 한국서비스를 접었다. 그러나 국가 설정만 변경하면 누구든지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구멍'을 파둔 셈이다. 이후 유튜브는 국내 이용자들에게 '무법지대'로 통하게 됐다. 논란 속에 유튜브는 고스란히 스마트폰에도 탑재됐다.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간 유튜브의 모습은?

스마트폰이 유해콘텐츠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도입 초기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지면서 제대로 제어가 안된는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업체들의 심의기준이 국내와 사뭇 다르다는 점도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했다.

 

결국 국내 스마트폰시장은 유해콘텐츠로 넘쳐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10여년 전 초고속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발생한 문제가 고스란히 되풀이되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시장의 경우에도 아직 문제가 많으나 규제와 단속 속에 어느 정도 감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콘텐츠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터치 몇 번에 성인물이 버젓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한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지난해 성인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인기순위 상위에 포진한 다수의 성인물이 여과없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국내 앱스토어도 마찬가지였다. 제목도 민망한 성인콘텐츠가 국내 앱스토어에 잇따라 출시됐다.

 

실제로 올해 초만 하더라도 국내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 인기순위에 올라와 있던 애플리케이션 10% 이상이 성인콘텐츠였다. 야릇한 옷을 입은 여성의 사진부터 옷벗기기와 유사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노출수위가 상당히 높은 '음란물'은 없었지만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볼 만한 콘텐츠가 수두룩했다.

 

비난여론이 일자 애플은 대대적인 정화작업에 나섰다. 애플은 지난 2월 비키니 차림의 모델사진이 등장하는 애플리케이션 등을 앱스토어에서 추방하기로 했다. 너무 엄격한 기준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5000여건의 성인콘텐츠가 삭제됐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용자들과 주고받은 e메일을 통해 "우리는 성인물을 몰아낼 도덕적 책임이 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애플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앱스토어의 성인콘텐츠 유통은 국내 잣대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4월 현재도 국내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는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여전히 남아 있다. 개발자가 알아서 등급을 분류하면 자동으로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는 애플 앱스토어의 한계인 셈이다.

 

물론 스마트폰뿐 아니라 이동통신사들이 운영하는 무선왑(WAP)서비스에도 성인콘텐츠가 다수 포진한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에도 감시의 벽을 뚫은 성인콘텐츠들이 우후죽순 포진했다. 그러나 이들 플랫폼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꾸준히 감시하는데다 서비스업체들이 직접 모니터링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허점은 있지만 최소한 감시망은 조성된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관심을 가지고 어떤 콘텐츠가 유통되는지 꾸준히 보고 있다"며 "애플이나 구글과 꾸준히 협의해서 국내법을 준수토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는 불법콘텐츠의 해방구?

최근 유튜브의 본인확인제 거부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1년 전 하루평균 10만명 이상 방문하는 인터넷사이트에 대해 실명인증을 해야 한다는 본인확인제를 거부했지만 손해보다 이득을 봤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유튜브는 국내 동영상서비스 트래픽에서 1위에 등극했지만 이를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국내 인터넷업체가 많았다. 이들은 "유튜브가 본인확인제를 거부하면서 오히려 저작권법을 어긴 불법 동영상, 성인콘텐츠가 난무한다"며 "트래픽이 늘어난 것은 국내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1일 국내 인터넷기업 대표들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논란이 됐다. 최시중 위원장이 "국내법을 잘 지키는 업체들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본인확인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유튜브의 이같은 문제점들은 스마트폰에서도 고스란히 되풀이된다. 유튜브가 스마트폰에도 그대로 탑재됐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경우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이 기본으로 탑재돼 삭제조차 되지 않으며 안드로이드폰은 제조사의 결정에 따라 선택적으로 탑재된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탑재된 유튜브에선 저작권법을 어긴 국내 TV프로그램과 성인콘텐츠도 일부 유통된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올리는 것 역시 자유롭다. 아이폰의 경우 아무런 제한없이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폰도 사용자 설정에서 언어만 바꾸면 업로드가 가능하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상무는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는 동영상은 바로 삭제된다"며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서 불법·성인물 동영상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포털업체들의 경우 200~300여명에 달하는 모니터요원을 배치해 24시간 감시체계를 꾸렸기 때문에 문제가 될 만한 동영상을 바로바로 걸러내지만 유튜브의 경우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며 "스마트폰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불법·성인콘텐츠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대처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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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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