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3분단위 과금… 이론상 초당요금제 가능
이동전화 통화요금 정산단위가 10초에서 1초로 바뀌게 되면서 유선전화 통화요금 정산단위도 '초당요금제'로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유선전화 통화요금 정산단위는 지난 1990년부터 20년째 '3분' 단위로 과금되고 있다. 이에 따라KT(64,500원 ▲200 +0.31%)와SK브로드밴드, 통합LG텔레콤(17,170원 0%)은 집전화(PSTN)와 인터넷전화(VoIP) 통화요금을 3분에 38원 내지는 39원을 받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유선전화 요금방식이 '3분'단위로 정산되는 것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평균 통화시간을 3분으로 보고, 3분당 과금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금단위는 사업자의 선택"이라고 했다.
기술적으로 유선전화 과금단위를 '1분당'이나 '10초당'으로 변경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는 망내통화이긴 하지만 과금단위를 3분에서 10초로 최근 변경했다. 통신전문가들은 "유선전화를 초당과금 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유선전화업체들은 고객들에게 '3분' 단위로 요금을 정산하면서도 사업자끼리 상호 망사용료를 정산할 때는 '3분' 단위가 아닌 '1분' 단위로 계산한다. 이를 '상호접속료'라고 하는데, 현재 통신업체들의 상호접속료 정산단위는 1분으로 정해져있다.
상호접속료 정산단위는 1분이지만, 타사의 망을 이용해서 통화한 양을 계산할 때는 초단위로 집계하고 있다. 예컨대 A사 고객이 B사 고객과 1분30초 통화했을 경우 3분당 과금하면 A사는 3분의 요금을 B사에게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경우에 A사는 B사에게 1분30초 사용한 접속료만 지불한다. 따라서 A사는 고객에게 받은 3분의 통화요금 가운데 1분30초의 접속료만 B사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나머지 1분30초에 달하는 통화요금을 '낙전수입'으로 챙길 수 있게 된다.
지난 3일 KT와 통합LG텔레콤은 12월 1일부터 이동전화 통화요금에 '초당요금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선과 무선을 결합한 통신상품인 유·무선통합(FMC) 서비스에 대해서는 초당요금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FMC'는 인터넷전화이지 이동전화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유선통신업체들이 인터넷전화나 집전화에서 초당요금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매출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과금방식을 초당요금으로 바꾸게 되면 시스템 개발 비용만 늘어날 뿐, 추가적인 매출 증대 방법이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금 단위가 짧으면 요금인하 효과가 크다. 국제전화와 이동전화 시장에서 초당요금제를 도입한 것도 요금인하 효과 때문이다. 일례로 '3분12초'간의 통화를 1초에 1원씩 정산한다고 가정할 때, 1초단위로 과금하면 192원이 부과되지만, 3분단위로 과금하면 360원이 부과된다. 무려 168원이나 차이난다.
현재의 3분당 39원의 유선전화 요금제가 10초당 요금제로 바뀌면 1통화당 평균 18.4원의 요금인하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통신전문가들의 말이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에 대해 2000만명에 달하는 집전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KT측은 "3분당 39원이라는 유선전화 요금은 전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며 "과금체계를 바꾸는 것은 추가 비용만 들어갈 뿐"이라고 잘라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