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5년 지역채널 제작 베테랑 조은실 씨앤앰우리케이블TV PD

케이블방송 4번 채널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늘 시청자들을 쏠깃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우리동네 이야기가 담겨있고, 때로는 우리 옆집 이웃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씨앤앰의 지역채널은 재미있기로 유명하다. 이 지역채널을 15년째 맡고 있는 조은실 씨앤앰우리케이블TV PD 덕분이다. 지역채널은 케이블방송사(SO)들이 지역성과 시청자참여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채널이다. 지역서비스를 제공하는 SO가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지역밀착도가 높지만, 의무채널인 탓에 자칫 진부한 방송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조은실 PD는 진부함을 거부한다. 조 PD는 "지역 시청자와 함께 부대끼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지역채널의 장점"이라며 "특히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드는 편"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형식에 빠지거나 지루하면 '안먹힌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케이블방송이 인터넷TV(IPTV)나 위성방송과 직접 경쟁해야 하다보니, 프로그램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IPTV나 위성방송에 비해 케이블방송이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지역채널이라는 것.
그런만큼 조은실 PD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달려라 아줌마''유쾌한 치마바람''웰빙 하우스' 등이 조 PD의 손에 제작된 프로그램들이다. '아줌마' PD가 만들어서인지, 그가 만든 프로그램들은 아줌마들 사이에서 지상파방송 '드라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특히 '달려라 아줌마'는 우리케이블TV 구역인 의정부를 넘어서 서울지역까지 방영될 정도로 씨앤앰 지역채널의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 이 프로그램은 끼있는 주부들이 고정MC를 맡으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포스터도 따로 제작하고 있다. 조 PD가 공들여 제작한 덕분에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한국케이블방송협회가 주최하는 방송상에서 '우수PD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명랑운동회''웰빙하우스' 등도 조PD에게 수상 영예를 안겨준 프로그램이다.
지난 1996년 구로케이블TV에 입사한 조 PD는 사실 아나운서로 출발했다. 그러나 열악한 제작여건으로 제작일까지 겸하게 되면서 제작에 더 큰 흥미를 느껴 아예 PD로 전업을 하게 됐다. 조 PD는 "지역채널은 제작비가 적어 어려운 점이 있지만 소소한 재미꺼리들이 매우 많다"면서 "출연하는 일반인들은 굉장히 열심히 하고,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명랑 운동회'를 제작할 당시, 밀가루속 사탕먹기 대회를 하다가 너무 게임에 열중한 나머지 사탕을 먹다가 이가 부러진 출연자였다고. 조 PD는 "너무 놀라서 당황했는데 정작 본인은 괜찮다며 게임을 계속 하더라구요. 이런 이웃들이 모여서 만드는 게 지역채널의 매력이죠"라며 웃는다.
현재 조 PD는 '명소대탐방'이라는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의정부지역에 숨어있는 명소를 발견하고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MC도 이 지역에 거주하는 아줌마다. 조 PD는 "제작 여건이 좋지 않은 대신 다양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하고 있다"며 "한계가 있지만 지역채널 제작진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만큼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