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M, 보안정책 수정 나선다

RIM, 보안정책 수정 나선다

엄성원 기자
2010.08.14 14:25

사우디, 인도 등 정보공개 요청에 굴복

블랙베리 스마트폰 제조업체 리서치인모션(RIM)의 보안 정책 노선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RIM이 인도 정부의 이메일 및 메시지서비스 정보 요청에 사실상 굴복했다고 14일 전했다.

지난 12일 인도 정보통신 당국은 오는 31일까지 정보 공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블랙베리의 일부 서비스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3일 사친 필롯 인도 통신정보기술 장관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RIM이 시한에 맞출 수 있도록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정보 공개 요구 하루만에 이를 수락한 셈이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도 무장단체 등에 의한 악용 소지와 정보 주권 등을 내세워 블랙베리 이메일, 메시지서비스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 국가가 앞 다퉈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것은 블랙베리의 독특한 데이터 처리방식 때문. 다른 스마트폰의 경우, 현지 이동통신 서버에 데이터가 저장돼 필요시 통신 당국이 이를 검열할 수 있지만 블랙베리는 캐나다의 RIM 서버로 데이터가 바로 전송돼 현지 통신 당국의 열람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RIM은 사우디의 서비스 제한 압박에 사우디 국내에 서버를 설치해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들을 검열할 수 있도록 한발 양보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RIM에 서버를 자국 내에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11일까지 RIM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이메일이나 메시지서비스를 제한할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RIM과 중동, 서남아시아 국가 사이에 빗어지고 있는 갈등이 서구 기술업체와 이머징마켓간 갈등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와 구글간의 정보 검열 갈등의 재판이라는 분석이다.

RIM은 그간 이용자의 프라이버시와 개인 정보 보안을 최우선시하는 보안 정책으로 정보 통제가 엄격한 국가에서 높은 인기를 모았다. 사우디, 인도 등에서도 마찬가지.

그러나 서비스 중단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정책 변경을 피하기 힘들어졌다. RIM은 보안 정책의 최우선 기준을 기존의 개인 프라이버스에서 프라이버스와 국가 정보 안보의 조화로 변경할 계획이다.

RIM은 12일 성명에서 정보 검열 요구에 부합할 수 있게끔 정보정책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겠다면서 엄격한 국가 정보 보안 규정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RIM은 그러나 이 이상의 추가적인 정보 공개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RIM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인도는 무선통신 가입자수가 6억3500만명에 달한다.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시장이다. 애플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폰의 공세에 밀려 북미, 유럽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RIM에겐 인도와 같은 이머징마켓을 선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우디와 UAE의 블랙베리폰 사용자수는 각각 70만명, 50만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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