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노키아의 추락… 주가 13분의1 토막

아찔한 노키아의 추락… 주가 13분의1 토막

강기택 기자, 조성훈, 권다희
2011.06.01 18:03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노키아 주가는 '실적경고' 여파로 31일(현지시간) 핀란드 증시에서 18% 급락한 4.75달러로 13년 저점을 기록했다. 정점(64.95유로) 대비 13 분의 1이 됐다.

노키아는 이날 2분기 매출, 영업이익이 기존 공개한 전망치보다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판매부진과 가격 경쟁 격화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영업이익률 목표치의 경우 당초 6~9%에서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전체 연간 실적 전망은 아예 내놓는 것을 포기했다. 시장 상황이 너무 불확실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노키아의 몰락에 가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이미 지난 1분기에 매출액 기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줬고 안방인 서유럽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톱’ 자리를 뺏겼다.

익히 알려진 대로 자사의 구식 운영체제(OS) 심비안을 고수하다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굼뜨게 대응하면서 노키아의 비극이 시작됐다.

CEO를 교체하고 뒤늦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으며 윈도폰7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으로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제품은 연말에나 나오고 MS의 모바일 OS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2000년 64.95유로까지 치솟았던 노키아의 주가가 최악의 경우 3유로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피에르 페라그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노키아가 한 때 업계를 평정한 후 급격한 점유율 붕괴를 겪은 모토로라 같은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가 "노키아에게 올해는 겪어내기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과연 올해로 그칠지는 알 수 없다.

노키아가 길을 헤매고 있는 동안 다른 경쟁사들은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다.

애플과삼성전자(186,200원 ▲7,800 +4.37%)는 각각 ‘아이폰4’와 ‘갤럭시S2’로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애플은 매출액 기준으로 올해 노키아를 추월했으며 삼성전자는 서유럽에서는 노키아를 제치고 점유율 1위가 됐다.

ZTE 등 중국업체는 직접적으로 중국, 동유럽 등지에서 노키아의 시장을 접수했다.

스탠더드&푸어스(S&P)가 지난 3월말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13년만에 강등시키며 ZTE로 인해 판매부진과 마진축소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언했고 2분기 들어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노키아의 침몰은 그러나 노키아만의 문제가 아니다.삼성전자(186,200원 ▲7,800 +4.37%)LG전자(108,300원 ▼500 -0.46%)역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었고 그 여파는 아직도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

단적인 예로 올 1분기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가 ‘빅3’에 이름을 올리며 체면을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모두 하락했다.

노키아의 시장 점유율은 5.5%포인트 줄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1.9%포인트, 2%포인트 감소했다.

이 시장을 가져 간 승자들은 애플, ZTE, HTC 등이다. 애플은 시장점유율을 1.6%포인트 높였고 ZTE와 HTC는 각각 0.6%포인트, 1.3%포인트 확대했다.

삼성전자(186,200원 ▲7,800 +4.37%)가 아이폰 쇼크에 옴니아로 대응하려다 혼줄이 난 뒤 구글과 손잡고 갤럭시S, 갤럭시S2를 내놓으며 애플과의 갭을 좁히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대의 늦깎이로 좌절을 맛본 뒤 독기를 품고 CEO를 바꾸고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크게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애플과 같은 파괴적인 혁신자와 ZTE HTC 등의 후발주자들에 맞서 살아남고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해법은 사실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1분기 서유럽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의 자리를 빼앗을 때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내놓은 분석은 의미심장하다.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IDC 애널리스트는 당시 “(삼성이 유럽에서 노키아를 누른 것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취향을 제때 반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며 "삼성은 소비자의 욕구를 먼저 읽고 재빨리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의 영광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 IT시장에서 시장과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발 빠르게 대처해야만 제2의 노키아가 되지 않는다는 게 '노키아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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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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