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IT계열사 쏠림현상 사라질까

대기업 IT계열사 쏠림현상 사라질까

성연광 기자, 조성훈, 이하늘
2011.09.07 16:06

[2011 세법개정안]

정부가 6일 일감 몰아주기로 얻은 기업 이익에 대해 대주주 일가에게 증여세를 물리는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시스템통합(SI)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삼성SDS, SK C&C, 현대오토에버, 롯데정보통신 등 대기업 SI계열사 상당수가 이 범주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증여세 과세 대상자가 해당 기업이 아닌 지분을 3% 이상 소유한 개인 대주주들이 대상이여서 실제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그러나 이번 일감몰아주기 과세로 인해 향후 기업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당기업은 물론 소프트웨어(SW) 업계 전반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어떤 기업들 영향받나

삼성그룹의 SI 계열사이자 국내 1위기업인 삼성SDS가 우선 적용대상이다. 삼성전자를 최대주주(21.67%)로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8.81%, 이부진 호텔신라 겸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 등 두 딸이 각각 4.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의 SI 계열사인 SK C&C도 최태원 SK회장이 44.5%(특수관계인 합산 5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특수관계 계열사 거래액도 63.7%에 육박한다.

이외에 현대오토에버도 정몽구 현대차 그룹회장과 그의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이 3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정보통신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가가 1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고리' 끊을까

대기업 SI계열사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과세 대상이 기업이 아닌 대주주 일가에 관계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기업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가 진행되면서 대기업 SI계열사에 쏠린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도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과세가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더라도 향후에 대기업 SI계열사들의 소유구조 및 사업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SI업계의 한 임원은 "세금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주주 일가가 SI기업 보유지분을 줄이거나 기업의 계열사 물량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가 국내 소프트웨어(SW)에 전반에 미치게 될 파장도 적지않을 전망이다.

그간 대기업 SI기업들의 계열사 물량 독점 현상이 결국 중소 SW 회사들을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시키며 국내 SW 생태계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태근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IT서비스업체들의 그룹 관계사 매출 비중은 기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많게는 30%선에서 90%까지 다양하다. 특히 외부의 질타에도 불구 IT서비스 업체들의 그룹사내 매출 비중은 일부 해외사업에 열을 올리는 기업들을 제외하곤 큰 변화가 없다.

때문에 대주주 일가에게 직접 세금을 물리게 한 이번 정부의 처방이 대기업 SI계열사 일감 쏠림현상을 완화하는데 일정부분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흘러나오고 있다. 내부거래 물량 비중을 줄이기 위해선 중소 SW업계의 대기업 시장 참여문호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반대로 대기업 SI업체들이 그룹내 매출 비중을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 등 외부 수주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오히려 중소 SW업계의 일감이 더욱 줄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SI계열사들이 국내 IT산업 발전에 적잖은 역할을 해왔음에도 최근 정치권·정부의 압박과 맞물려 부정적인 시각만 제기되는 측면도 없지않다"며 "이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SI계열사들이 중소 SW업체들과의 보다 실질적인 상생노력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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