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분할 SKT 새로운 도전과 위기(下)]자산 1.5조 모바일플랫폼 신규사업 주목

'자본금 300억원에 준비금 1조2136억원 등 자산규모만 1조5000억원, 직원 700여명에 당장의 '실탄'으로 쓸 수 있는 현금보유액 5000억원, 내년 예상 매출만 최소 1조5000억원. T스토어, T맵, 호핀 등 SK텔레콤의 서비스를 승계했고 싸이월드, 멜론, 11번가를 운영하는 업체들을 자회사로 둔 기업.'
10월 1일 출범하는 SK플래닛은 이처럼 규모와 서비스 면면에서 동종업체들을 압도한다. 외형적으로는 국내 최대 모바일플랫폼 업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고민도 있다. 분할 과정에서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갈등이 있었고, 당장의 비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SK플래닛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SK플래닛은 디지털콘텐츠(T스토어), 커머스(11번가), 뉴미디어(호핀), 미래유통(이매진)을 4대 핵심 육성사업으로 선정했다. 나름 성과를 내고 있는 서비스들이지만, SK플래닛의 전체 사업 색깔을 규정할 수 있는 연결고리는 다소 약하다는 평가다.
수익성은 신설법인의 최대 고민이다. SK텔레콤의 분할계획서에 따르면 SK플래닛으로 분할되는 사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8307억9600만원이었다. 매출규모만으로는 작지 않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33억7900만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1.6%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101억4100만원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이 매출의 근원이 SK텔레콤이라는 한계가 있다. SK플래닛이 내놓을 T스토어, T맵 등은 대부분 SK텔레콤의 통신 부가서비스에 가깝다. 타 기업으로 서비스가 확대되지 못하면 SK플래닛은 영원한 모회사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항간에서 제기하는 '구조조정을 위한 결정'이라는 평가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플래닛의 서비스는 사실 SK텔레콤으로 내부화된 비즈니스였다"며 "이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매진' 등 미래유통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이매진은 다양한 디지털기기와 서비스들을 판매하는 매장. SK플래닛은 이매진 외에도 SK텔레콤 사옥 지하에 있는 'Q스토어'와 같은 다양한 유통채널을 프로젝트 형태로 다수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역시 SK플래닛에게는 짐이다. SK플래닛은 분할 과정에서 SK텔레콤으로부터 SK컴즈, 로엔엔터테인먼트 등을 자회사로 승계했지만 현행법에 따라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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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공정거래법 개정 가능성과 최대 4년까지 현행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적 여유는 있다. 서진우 SK플래닛 대표도 "아직 합병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이슈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지배구조를 가져간 것은 결국 합병과 인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을 이끌게 될 서진우 대표가 과거 SK컴즈 대표로 있을 때 싸이월드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SK텔레콤 엔터 계열 자회사의 합병을 시도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조직구성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5000억원에 이르는 적지 않는 현금보유액도 이 같은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