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과 속도가 관건… 적당·온정 주의와 타협없다"

"적당·온정 주의와 타협없다. 정책이 산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속도를 내겠다."
15년 만에 광화문 방통위 청사로 돌아온 이계철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은 9일 오후 광화문 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1996년 현재 방통위의 전신인 정보통신부 차관직을 그만둔 지 딱 15년 만이다.
감회가 남달랐을까. 이 위원장은 "지난날의 열정과 추억도 떠오르고 마치 오랜 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듯 편안함을 느낀다"고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최시중 전 위원장의 잔여임기 동안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대략 2년 가량 남아 있다. 하지만 올해 대선일정과 이어지는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 향배에 따라 실질적인 임기는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디지털방송 전환, 망중립성 법제도, 지상파방송 재송신 분쟁해결을 위한 제도적 개선안, 방송광고판매대행업(미디어렙)법에 따른 후속대책, 휴대폰 유통개방제(블랙리스트제), 인터넷 제한적본인확인제(인터넷실명제) 폐지검토 등 현안과제들을 원만히 매듭짓는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방통위 정책은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하다"며 "정책이 산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집행하는데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소신있는 정책 추진'의지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적당주의나 온당치 않은 일과는 타협하지 않고, 정책을 소신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국가를 위해 필요한 일은 반드시 성사시키고 합의제 기관의 정신을 살려 상생 협력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IT 컨트롤타워 기능 회복의 중요성도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이 위원장은 "지난 94년 체신부 기획관리실장을 하면서 온갖 흩어져 있는 정보통신기능을 총괄했고, 그것이 기반이 돼 IT 강국을 이룰 수 있었다"며 "IT 기능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가 없는 게 국가에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 잘 알 텐데, 그것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러분들의 힘을 빌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전개될 정부 조직개편 논의에 관여할 것임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반면 방송계 현안인 방송사들의 파업 사태에 대해서는 "노사간 타협을 통해 내부적으로 원만히 해결하는데 힘써줬으면 한다. 이에 대해 정부에서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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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그러나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확보를 정책의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고 강조한 뒤 "방송사업자간, 매체간 건전한 경쟁구도를 조성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나겠다"며 지속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70대 고령으로 정권 후반기 책임이 막중할 때 방통위원장직에 온 이유에 대해서는 "나이가 많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일을 하라고 했고, 할 능력이 있으니까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줄탁동기(병아리가 알에서 나올 때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쫀다)'는 고사성어를 제시, "4명의 상임위원과 함께 위원회의 정책적 역량을 끌어올리고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이끄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업과 국민 모두 마음을 열고 하나가 돼 스마트 혁명의 새로운 신화를 쓰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