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규제 전면 부활?

휴대폰 보조금 규제 전면 부활?

강미선 기자
2012.03.15 15:38

방통위·공정위 잇단 과징금에 통신사 분통 "4년전 보조금 규제 일몰 왜 했나"

공정거래위원회가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들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4년전 폐지됐던 보조금 지급 금지제도가 사실상 부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쟁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8년 3월 일몰된 보조금 금지제도가 잇단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부활되면서 결국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공정위는 15일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뒤 보조금을 지급해 할인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했다며SK텔레콤(100,000원 ▲1,200 +1.21%)202억5000만원을 비롯해 통신 3사 및 휴대폰 제조 3사에 과징금 총 453억원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단말기 보조금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실제 가격보다 단말기를 싸게 살 수 있도록 단말기 가격 일부를 사업자가 제공하는 행위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단말기를 싸게 팔더라도 장기적으로 가입자로부터 얻는 이익이 지급 금액보다 크다면 보조금 정책을 적용할 이유가 충분하다.

단말기 보조금이 나타난 것은 1996년 신세기통신이 등장하면서부터다. 1997년 PCS 3사(KTF, 한솔엠닷컴, LG텔레콤)와의 경쟁 격화로 보조금 지급이 늘기 시작했다. 보조금은 휴대폰 가입자 급증에 일조하기도 했지만 경영 부실, 설비투자 소홀이라는 폐단을 낳기도 했다.

개별 사업자의 보조금 지급 규모가 연 매출을 웃도는 일까지 벌어지고 잦은 단말기 교체가 중고 단말기 양산 문제로 이어지면서 보조금 금지 여론이 점점 힘을 얻었고 결국 보조금 금지 조항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이 2003년4월 발효됐다.

발효 당시에는 보조금 금지 조항이 3년 뒤 자동 사라지는 일몰제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보조금 경쟁이 기업 투자위축, 이용자 차별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에 힘이 실리면서 금지 제도는 2년 더 연장돼 결국 2008년 3월이 돼서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은 법적으로 단말기 보조금이 합법이지만 이날 공정위 결정 등 최근 정부의 잇단 제동은 사실상 보조금 규제를 부활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보조금 금지 규정은 일몰됐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차별금지 조항을 들어 과도한 보조금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지난 2010년 9월에는 이용자를 차별해 단말기 보조금을 줬다며 통신 3사에 총 20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1년뒤인 지난해 9월에도 이통3사에 136억7000만원을 부과했다. 단말기당 가이드라인 27만원 이상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은 현행법상으로는 합법이지만 이번 공정위의 과징금까지 부과되면서 비슷한 사안을 두고 여러 제재가 가해지면서 보조금 지급이 사실상 봉쇄될 것"이라며 "업체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해 휴대폰 유통 과정에 투명성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비자들의 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용자보호와 시장 경쟁 과열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의 보조금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며 "보조금을 전면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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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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