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아이폰 정상, '장려금' 국산폰은 비정상價"?

"'마진' 아이폰 정상, '장려금' 국산폰은 비정상價"?

성연광 기자, 이학렬
2012.03.15 17:23

[공정위 휴대폰보조금 제재]업계 반발 확산…"판매장려금은 판촉비용"(종합)

공정거래위원회가 15일 휴대폰 판매 장려금 관련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데 대해SK텔레콤(100,000원 ▲1,200 +1.21%),삼성전자(219,500원 ▼5,000 -2.23%),LG유플러스(16,600원 ▼140 -0.84%)등 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공정위가 제시한 통신사의 소비자 기만행위의 근거야말로 '제품 가격'에 직접 개입, 시장작동을 가로막게 하는 조치라는 것.

특히, SK텔레콤의 반발이 크게 일고 있다. 공정위가 "SK텔레콤은 제조사가 대리점에 휴대폰을 직접 유통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적시한 것은 물론 "가격 부풀리기를 제조사보다 이동통신사가 한 것"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동통신시장의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내려진 '철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용자 기만?…"판매장려금은 당연한 마케팅 활동"

사업자들은 휴대폰가격을 부풀린 뒤 할인하는 것처럼 이용자를 눈속임해왔다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판매장려금과 같은 판촉비용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휴대폰뿐 아니라 자동차와 의류 등 전제품에 공통된 마케팅활동이며 이는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휴대폰 유통구조를 전혀 고려치 않은 처사라는 것.

SK텔레콤 관계자는 "장려금 없이 높은 이익을 제조사가 모두 갖는 경우 출고가는 정상가격이고 경쟁 대응을 위해 장려금을 쓰는 국내 제조사의 출고가는 비정상가격이냐"며 "유통망과 고객을 위한 장려금 집행이 오히려 위법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공정위가 이번 제제조치를 내놓으면서 제조사 장려금이 없는 애플 '아이폰'을 근거로 제시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휴대폰가격 부풀리기는 물론 부당 고객 유인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판매장려금만큼 휴대폰 출고가격의 거품을 빼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순히 판매장려금을 통제한다고 고스란히 통신비 인하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말기 제조사들의 판매장려금 축소는 단말기 출고가 조정보다 통신업계의 부담 가중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시장경쟁 위축과 업계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혜택이 줄어들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중규제 논란…"적용 법 다르다? 내용은 동일"

이중규제 논란도 제기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휴대폰 보조금 규제 제도가 일몰된 2008년 후에도 전기통신사업법의 이용자 차별금지 조항을 근거로 보조금 규제를 제한적으로 시행해왔다. 이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사업자들은 2010년과 2011년 2차례에 걸쳐 휴대폰 보조금 관련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무엇보다 2010년 첫 제재시 정해진 보조금 상한선(27만원)에는 제조사들의 평균 단말기 판매장려금까지 포함됐다. 통신업계가 이번 공정위 심의결과가 명백한 이중규제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이용자 차별금지 조항을 근거로 과징금을 부과한 반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이용자 기만행위(사기세일)를 근거로 들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동일법에 따라 규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자들 입장에는 충분히 이중규제 소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앞으로 행정소송에 따른 법원의 결정을 지켜보자"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반면 공정위 관계자는 "동일한 법률상 동일한 행위에 대해 동일사유로 조치하는 것이 중복규제인데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규제하는 것은 신규 가입자들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해 기존 가입자들과 차별하는 행위고 우리가 문제로 삼는 것은 가격을 부풀린 재원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용자 기만행위인 만큼 중복규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SKT-KT 온도차 왜?

KT는 이번 공정위 조치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반발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 시장을 50% 가량 점유하는 SK텔레콤은 단말기 협상력에서 KT를 비롯한 다른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삼성전자와 아이폰을 둘러싼 갈등을 경험한 KT로서는 차라리 제조사의 통신사 지원을 원천봉쇄해 SK텔레콤의 협상력을 끌어내리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방통위 관계자는 "KT가 공정위의 이번 조사에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이나 삼성전자 등은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 불복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KT가 이런 절차를 밟지 않을 경우 통신사간 미묘한 입장차는 사실로 확인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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