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美는 국산!...韓은 국산?

[기자수첩]美는 국산!...韓은 국산?

조성훈 기자
2012.10.24 05:00

최근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를 미국 안보에 위협적 존재로 지목해 외교적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이들 장비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만큼, 중국정부가 이를 통해 미국인들의 e메일을 추적하거나 미국 통신시스템을 교란시켜 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으니 되도록 구매를 자제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시스코는 ZTE와의 제휴관계를 정리하기까지 했다. 중국은 미국의 논리대로 라면 대부분 통신장비가 중국에서 제조되는 만큼 모두 안보위협 대상 아니냐고 반박했다.

미국 의회의 조치는 겉으로는 안보를 내세운 것이나 실상 자국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속내가 읽힌다. 화웨이와 ZTE는 각각 세계 2위 통신장비사, 4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올라선데 반해 자국 시스코나 알카텔루슨트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교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국가 기간산업인 통신부문을 외국 기업, 특히 중국에 내주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우리는 어떨까. 지난 21일 전병헌 의원이 공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방송통신위원회가 구매한 총 239건의 네트워크 장비중 국산은 단 1건에 불과하다. 통상 고사양 단말은 외산, 저사장은 국산비율이 높은데 방통위는 외산장비 일색이었다.

앞서 방통위는 스스로 지난 3월 국산 네트워크 장비업계의 활성화를 위한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위원장까지 나서 국산장비 점유율이 낮으니 높여야한다고 지적하기까지 했다.

비단 방통위 뿐이 아니다. 국산 유선통신장비의 시장점유율은 평균 30%인데, 공공부분은 6.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국내 통신장비업체 대표는 "국산장비도 이제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는데도 여전히 고객사를 만날 때는 보이지 않는 인식의 벽이 있다"면서 "특히 정부 공공분야를 뚫기 어렵다"고 하소연해왔는데 수치로 드러난 것이다.

미국처럼 스파이 논란까지 일으키며 자국기업들을 옹호하는 것까지는 바랄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국산품 애용은 정부가 앞서서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묻지마식 외산 선호 의식'이 묵묵히 기술 국산화에 땀을 흘려온 우리 중소 장비업체들의 의지를 꺾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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