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산업혁명 3D프린터' 이끌 국내 2인방

'100년만의 산업혁명 3D프린터' 이끌 국내 2인방

배소진 기자
2013.04.01 05:38

[기획-3D프린터]'광학기술 30년 외길' 캐리마 vs '3D 프린터의 대중화' 로킷

# 우주탐사의 베이스캠프가 될 달기지. 우주에서는 이것을 지을 자재와 장비를 구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지구에서 제작한 모형을 로켓으로 쏘아 올려 보낸 뒤 우주에서 조립한다 해도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든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장착한 로봇을 우주로 보내면, 달의 암석이나 모래 등을 재료삼아 이를 블록 형태로 만들 수 있다. 크기나 모양이 다른 블록이 필요하다면? 지구에서 원하는 대로 파일만 전송하면 된다.

# 3D 프린터를 사용하다 실수로 본체의 플라스틱 부품을 부러뜨렸다. AS를 받으려면 프린터를 공장에 보내거나 수리직원을 불러야 하는데 번거롭다. 이럴 때는 회사 홈페이지에서 부품 도면을 다운로드 받은 뒤, 3D프린터에 입력해 필요한 부품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 3D프린터가 또 다른 3D프린터를 만드는 셈이다.

우주산업에서부터 제조업, 디자인, 건축 분야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간단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3D프린팅 기술이다.

3D 프린팅 기술이란 CAD(컴퓨터이용설계) 프로그램 등으로 만든 디자인파일대로 실물모형을 제조해내는 것을 뜻한다. 잉크프린터로 종이에 인쇄하는 것처럼 입체모형을 만들어낸다 해서 붙여진 설명이다.

거창한 생산라인 없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덕분에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00년만의'산업혁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3D 프린팅 기술이 3차 산업혁명을 이끌 혁신으로 각광받으며 외산업체의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도 3D 프린터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토종 업체들이 있다.

한 곳은 30년간 광학기기만을 전문으로 외길을 걸어온 전문업체고, 다른 한 곳은 문을 연 지 막 1년이 지난 신생 벤처회사다. 걸어온 발자취도, 주력하고 있는 분야도 서로 다르지만 3D 프린터 국산화에 대한 열정만은 닮은꼴이다.

◇ 캐리마 "30년 노하우로 3D프린터 국산화 성공"=지난 1983년 사진 현상기 사업으로 출발해 30년간 광학기기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온 캐리마. 전신인 'CK산업' 시절부터 국내 최초로 국산필름 사진현상기를 개발하는 등 시장을 선도했다.

1990년대 후반 들어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경영위기를 맞게 된 캐리마는 거액을 들여 아날로그 현상기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모듈을 개발했다. 하지만 몇 달 만에 중국에서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복제품을 내놓는 바람에 쓴 맛을 봐야 했다.

절치부심 5년의 R&D(연구개발)와 50억원의 거액을 투자, 캐리마의 디지털광학기술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만든 것이 2009년 개발한 3D 프린터 '마스터'다. 거의 모든 부품을 국산화하고 제품 조립 및 생산까지 국내에서 하고 있다. 특수시트 위에 액상 플라스틱 등을 자동으로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실물 모형을 제작한다. 이를 DLP(디지털광학기술)방식이라 부르는데, 정교하고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어렵게 개발한 만큼 이병극 캐리마 대표의 3D 프린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이 대표는 "비슷한 수준의 외산제품보다 기기 가격은 30% 이상, 소모품 비용은 50% 이상 저렴하다"며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기술력"이라고 자신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다 보니 유지보수 비용도 외산업체에 비해 저렴하고 기간도 빠를 수밖에 없다.

마스터는 일반형, 의료용, 보석디자인용 등 3가지 모델을 갖추고 있다. 일반형의 경우 플라스틱을 사용해 건축물, 전자부품, 기계부품 등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의료용은 주로 치과에서 사용되는 임플란트, 틀니 등을 만드는데 적합하다.

3D 스캐너로 개개인의 치아형태에 딱 맞는 최적화된 제품생산이 가능한 것. 캐리마의 자랑은 보석디자인용. 왁스를 주재료로 해서 정교한 디자인까지 모형을 만든 다음, 이것을 다시 녹여서 하나의 거푸집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외산제품도 쉽게 구현하지 못하고 한다 하더라도 엄청난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3D프린터를 생산해 일본 등지에 수출도 하고 있다.

◇ 로킷 "외산대비 1/10가격, 3D 프린터 대중화는 우리가"=스타트업 벤처인 로킷이 개발한 3D 프린터 '에디슨'은 국내 최초 '데스크톱'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책상에 올려놓고 쓸 수 있을만한 크기다. 작동원리도 국수 형태의 플라스틱 재료를 프린터에 넣으면 마치 '글루건'처럼 쏘아 형태를 쌓아올리는 대중화된 방식이다.

사용하는 재료는 국산화된 친환경 소재. 합성수지와 나무가루를 섞어 만든 재료를 사용하면 색감이나 재질 모두 마치 나무에 조각한 것과 같은 모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유석환 로킷 대표는 "3D 프린터의 여러 가지 기술 중 오픈소스로 공개된 것을 가져다 가공한 것이지만 이를 완전한 제품으로 만들고 재료를 개발하는 데 수없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에디슨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외산 동급제품이 약 2000만원에 달하는 데 비해 에디슨은 150만원선.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게다가 소모품인 재료비 역시 파격적일만큼 경제적이라는 게 로킷 측의 설명이다. 유 대표는 "에디슨을 통해 누구나 디자인해서 자신만의 물건을 만들 수 있는 디자인 대중화 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한다. 3D 프린터를 일반인들이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편의성을 위해 컴퓨터로 작업한 3D 디자인 파일은 마이크로SD파일에 담아 3D 프린터에 바로 입력시킬 수 있다. 에디슨의 SW(소프트웨어)는 마치 포토샵이나 CAD프로그램처럼 조금만 배우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지난 2월 출시한 이래 에디슨 판매 대수는 100대 가량. 유 대표는 "노트북 1대 가격밖에 하지 않으니 일단 우리 제품을 보러 온 고객들은 거의 대부분 계약을 하고 간다"고 흡족해 했다. 고객층도 개인 디자이너에서부터 대학교, 완구회사, 디자인업체 등 다양하다.

현재는 3D프린터가 산업현장에서 정교한 부품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만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이전 슈퍼컴퓨터가 개인용PC로 발전했듯이 3D 프린터도 각 집에 1대씩 있을 만큼 보급될 때가 온다는 게 유 대표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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