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클린2013]서경석, 방통위·KISA '인터넷윤리 순회강연' 나서 '선플의 힘' 강조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지금은 고인이 된 유명연예인 최진실의 딸 준희가 인터넷방송미디어인 '아프리카TV'에서 채널을 개설해 악플러의 표적이 된 바 있다. 개인의 소탈한 생활상 일부를 공개한 내용이었지만, 방송 댓글엔 "가정교육 좀 제대로 받고 와라"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플(나쁜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이런 악플을 줄이려면 어릴 때부터 올바른 인터넷 사용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이버상에 무차별적인 악플 행위 근절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2013년 아름다운인터넷세상만들기' 주간에 맞춰 '인터넷윤리 순회강연' 캠페인을 지난 10일부터 6일간 펼쳤다.
기자는 선플(좋은 댓글)운동을 주제로 한 순회강연 첫 강의가 열린 경기도 부천 소재 계남초등학교를 방문, 직접 교육을 받아봤다.
대강당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대략 200여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날 행사엔 이경재 방통위원장을 비롯해 이기주 KISA 원장, 민병철 선플운동본부 이사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선플 운동과 관련해 초등학교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개그맨이자 선플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경석이 40분간 강연을 펼쳤다. 그의 등장을 반기며 환호성을 지르던 학생들도 강의가 시작되자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귀가 따갑게 들어왔던 선플달기 운동인 탓에 교육내용도 그저 그럴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직접 들어본 강연은 깊이가 있었고, 참석자들의 인식을 새롭게 바꿔놓을 정도로 힘 있었다.
서경석은 인터넷상의 '선플의 힘'을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군대 체험 TV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에 빗대어 설명했다.
함께 출연하고 있는 외국인 개그맨 샘 해밍턴을 예로 든 그는 "만일 샘이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놀림 받고 '왕따'를 당했다면 이 프로그램이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리긴 힘들었을 것"이라며 "비록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지만 다른 출연자들이 격려하고 감싸주고 하니까 샘도 낙오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방송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경석은 선플운동에선 인터넷과 오프라인에 구분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느리게 떠듬떠듬 발표한 한 학생을 가르키며 "눈이 좀 나쁘고 안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은 이런 학생에게 '아니 그것도 못읽어'라고 핀잔을 주는 게 아니라 안보이지만 끝까지 읽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는 이게 바로 선플"이라며 "단지 착한 댓글을 쓰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일상의 모든 행동을 선하게 하자는 것이 선플운동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독자들의 PICK!
또 서경석은 아인세(아름다운인터넷세상) 5대 다짐 중 하나인 '우리는 인터넷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고 보존해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인터넷 문화유산이 계승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대목을 직접 낭독하며 "이 부분에서 아저씨가 미안하다"며 크게 외쳤다.
서경석은 "여러분 세상에는 정말 안 좋은 얘기가 없는 인터넷세상을 물려줘야 하는데 우리 어른들이 그렇게 못했다"며 "여러분이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놓게 되면 아이들이 아주 맑은 인터넷세상에서 놀 수 있도록 그 기반을 여러분이 직접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악플러들의 무대가 모바일로 확대되고 있다. 학생들 가운데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한 명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이른바 '카톡 왕따'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사이버 학교폭력이 2년 새 5배나 늘었다는 통계는 그 심각성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이날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때문에 우리 손자·손녀들이 할아버지랑 얘기도 안한다"며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어 "선플 운동을 모바일에서도 똑같이 지켜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위원장은 이날 참여한 학부모들에게도 "청소년층의 모바일게임 중독이 갈수록 커져 큰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남을 배려하는 인성교육 차원에서 조기에 인터넷·스마트폰 교육을 시키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쓰는 전국의 중·고등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 정도를 측정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5.2%가 중독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청소년 3명 중 1명 이상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했다.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스마트폰 때문에 공부나 숙제를 하기 어렵다는 대답한 학생이 43.8%에 달했고,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으로 성적이 떨어졌다는 응답도 31.4%나 됐다. 더군다나 전체 6.2%는 최근 3개월간 스마트폰을 통한 왕따를 경함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함께 참석한 민병철 선플달기운동본부 이사장도 이위원장의 말을 거들었다. 민이사장은 "모바일기기에서 사이버폭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나쁜 댓글을 보고 수수방관하기 보단 그 글이 잘못됐다고 적극적으로 꼬집어 줄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윤리를 주제로 한 퀴즈대결 '도전! 골든벨'로 행사는 거의 마무리됐다. 학생들은 강의 때 배운 내용을 토대로 선플에 관한 문제의 정답을 거침없이 맞혔다.

강연이 끝난 후에 좌경준(부천 계남초등학교 3학년)군은 "선플 운동은 단순히 비방글만 올리지 않으면 그만인 줄 알았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인터넷에서 악플을 발견하면 그러지 말라고 따끔하게 충고하고, 악플에 고통받은 사람들을 선플로 위로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은정씨는 "아마 저처럼 아이들이나 부모님들도 선플 운동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강연을 통해 구체적으로 내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를 알 게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모바일 왕따' 등이 사회문제로 확산되자 정부는 이 같은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예방 윤리교육에 현재 36개 지자체와 60여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