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던 1년···넥슨·엔씨 연합군의 '희망찬가'

답답했던 1년···넥슨·엔씨 연합군의 '희망찬가'

홍재의 기자, 이하늘
2013.07.08 05:41

[요동치는 게임산업]<1>넥슨-엔씨 동반폭락, 대형 M&A 추진 무산···'협업'해외 공략

[편집자주]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 전환을 가속화한 중견 기업은 지난 1분기 매출을 통해 희망을 봤다. 특히, 전통의 PC온라인 대형업체들이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며 새 활로를 뚫고 있다. 반면 모바일 전환에 뒤쳐진 중견 기업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세간을 떠들석하게 했던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M&A(인수합병)가 1년 남짓 지날 무렵, NHN으로 독립하는 한게임은 시총 4조 규모로 게임 지존 자리에 도전장을 냈다. 모바일을 화두로 열린 국내 '3세대 게임 시장'은 여전히 승자와 패자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8일 넥슨은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엔씨소프트(211,500원 ▼1,500 -0.7%)의 지분을 14.7% 인수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로 등극한 뒤 1년이 지난 현재 엔씨소프트 주가는 폭락했고 넥슨도 예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이 부상하면서 PC온라인게임에 치우친 두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는 박하다.

김택진 대표의 지분매각대금 8045억원으로 추진키로 했던 대형 M&A도 답보상태다. 지난 1년 동안 성사된 '빅딜'은 넥슨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글룹스, 인블루 등 일본 모바일게임 업체 인수가 전부다.

그럼에도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해외 진출이라는 공통의 목표아래 차츰 협업을 늘려가며 희망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북미와 중국, 넥슨은 일본과 중국을 공략하며 글로벌 게임 업체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 김택진 '신의 한수' vs 넥슨·엔씨 '윈-윈'

지난해 넥슨은 엔씨소프트 주식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원에 취득했다. 자난해 6월 8일 엔씨소프트 종가는 26만8000원이었다. 당시만 해도 김택진 대표가 경영권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주식을 시세보다도 싸게 판 이유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1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5일 종가 기준으로 엔씨소프트 주가는 17만3000원. 반토막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김택진 대표가 주가 폭락을 예상하고 미리 주식을 처분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주 넥슨 회장은 이 같은 후문에 손사래를 쳤다. "김택진 대표가 들으면 주식을 싸게 양도했다고 화낼 일"이라는 것. 김정주 회장은 "당장 팔 수 있는 주식도 아니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분을 인수한 것"이라며 "두 업체가 함께 발전하면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너지 노린 1년···아직은 '답보' 상태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11월 지분매각대금에 대해 "개인적으로 쓰려 한 것이 아니라 한국 게임 발전과 양 회사가 좋은 일을 하는 좀 더 큰 판에 쓰겠다"며 대형 M&A

추진을 선언했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엔씨 연합군이 노린 M&A 대상은 EA와 밸브다. EA 인수는 구체적인 논의가 상당부분 진행됐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추진했던 대형 M&A 시도가 무산되면서 8000억원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말 넥슨은 일본 3위 모바일게임 기업 '글룹스'를 5200억원에 인수해 모바일게임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엔씨소프트는 별다른 인수 성과가 없다.

대신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공동 게임 개발, 퍼블리싱 등을 통해 협력의 폭을 늘리고 있다. 양사는 '마비노기' 후속작인 '마비노기2 아레나'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넥슨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삼국지를 품다'를 지난 4월부터 엔씨소프트가 채널링하고 있는 것도 협력 관계 증진의 일환이다.

◇ 중국 시장을 공략하라

지난해 지분 매각 이후 김택진 대표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길드워'와 '길드워'2가 누적 판매량 1000만장, 3500억원 매출을 기록, 북미 시장에서 자리잡았다.

글룹스와 인블루를 인수한 넥슨은 일본 매출이 크게 올랐다. 지난 1분기 넥슨의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성장했다. 넥슨·엔씨 연합군이 지역을 안배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나가는 모습이다.

지난 11일부터 LA에서 열린 E3 게임쇼에서도 넥슨·엔씨 연합군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각각 '도타2', '와일드스타'를 발표하며 협력 관계를 돈독히 했다.

향후 두 업체의 과제는 중국 시장에서의 협력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를 앞세워 중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넥슨 총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달했다.

엔씨소프트는 중국 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올해 '길드워2' 중국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며 북미 시장에 내놓을 '와일드스타'의 최종 목적지도 중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온'으로 중국에서 쓴 맛을 본 경험이 있는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중국 시장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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