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초중등 SW 교육보다 시급한건···

[기자수첩]초중등 SW 교육보다 시급한건···

홍재의 기자
2014.01.17 05:49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테크노밸리와 미국 실리콘밸리가 정반대의 고통을 겪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고임금 기술자의 유입으로 인해 지역민들이 살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홀로 월세를 구해도 약 350만원에 달하기에 연봉 약 6만달러(약6700만원)를 받는 '바트(BART·한국으로 치면 전철)' 노동자들도, 선생님들도 샌프란시스코에 더 이상 살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반대로 실리콘밸리를 꿈꿨던 판교 테크노밸리는 개발자들은 주변 동네보다 수입이 적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말 판교 이주를 마친 IT회사의 개발자들은 판교 전세가 4억원에 달해 주위에 주거지를 구하기가 불가능하다. 주차난이 심각해 자가용을 몰고 가기도 어려워 왕복 3시간이 넘는 출퇴근길을 감수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기사가 나간 뒤에도 판교 개발자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그중 하나는 높은 전세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판교 주변 국민임대주택의 경우 소득제한이 있어 3인 이하 가구의 경우 월평균 소득이 약 224만원 이하인 세대에 우선권이 돌아간다.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70%인 약 315만원 이상이면 지원조차 할 수 없다.

판교 테크노밸리 주요 상장기업의 평균 연봉은 약 4000만원. 테크노밸리에서 일하는 기술자들보다 부자이거나 월소득이 적어야 판교 신도시에 집을 구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판교 개발자들의 애환의 근원은 이게 아니다.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중독법'은 테크노밸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게임기업 개발자들의 사기를 완전히 꺾어 놓았다. 세계에 몇 안 되는 자체 게임 개발 가능 국가이자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에서 게임은 유난히 천대받는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는 IT 개발자로서 자조하는 웹툰이나 글이 유난히 눈에 띈다. 남초 현상 때문에 자신의 짝을 만나기 힘들고 일에 푹 빠져 생활하는 개발자가 많아 파트너가 있어도 곧 떠나간다는 글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연봉이 높지도 않다. 이 와중에 게임중독법이 게임 개발자를 마약 개발자처럼 포장했으니 그들의 상실감은 더하다.

IT산업은 한국의 현재 수출 효자 산업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해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그보다는 처우 개선과 산업 진흥이 먼저다. 스타개발자를 만들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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