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망법 전면 시행 앞두고 中小 온라인 사업자 '복지부동'…범법 사업자 양산 우려

오는 8월 개정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전면 시행을 앞두고 인터넷 업계에 일대 혼란이 우려된다.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은 올해 8월까지 보유 중인 주민등록번호(이하 주민번호)까지 모두 파기해야 한다.
2012년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따라 현재 인터넷 사업자들의 주민번호 수집행위가 전면 금지된 상태. 다만, 보유중인 회원들의 주민번호 파기는 법 시행 후 만 2년인 올해 8월까지 유예기간을 둔 바 있다. 만약 오는 8월 이후에도 주민번호를 전량 파기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3000만원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포털 및 게임 등 주요 메이저 사업자들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인터넷 사업자들이 아직 준비 착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유예기간 종료시점과 맞물려 범법 사업자들이 대거 양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7일 관련 업계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네이버, 다음, SK컴즈, 엔씨소프트, 웹젠 등은 2012년 정보통신망법 시행과 맞물려 주민번호 신규 수집 중단은 물론 보유 중인 회원들의 주민번호도 파기했다. 넥슨, CJ E&M 넷마블, 위메이드 등 다른 메이저 인터넷 기업들도 오는 8월까지 주민번호를 전량 파기키로 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상당수 인터넷 기업들의 경우,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DB(데이터베이스)내 회원정보 저장방식과 서비스 운용 등이 사업자별로 제각각인 상황에서 일괄적인 주민번호 삭제 메뉴얼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번호 수집이 전면 금지된 지난해 8월 이후에도 회원 식별을 위한 기준값으로 주민번호를 활용하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가상 생성번호 등 다른 식별값으로 전면 대체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과 인력 투입이 불가피하다.
포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민번호 폐기 전 서비스별로 주민번호 이용 여부와 다른 식별 값으로 대체했을 경우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파악하는데만 반년 정도 시간이 걸릴 정도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민번호 전면 파기하는데 지금 시작해도 8월 이전에 끝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곳은 개인 쇼핑몰을 비롯한 중소 인터넷 사업자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외주기업을 통해 웹사이트를 구축하거나 운영하다보니 DB운영방식과 서비스 설계방식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물며 8월까지 주민번호 순으로 된 DB 관리 프로그램 자체가 새롭게 바꿔야하는데 기술 전담팀 혹은 전담직원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여기에 아예 주민번호를 폐기해야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업주들도 의외로 상당하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비상이 걸렸다. 업종과 서비스가 워낙 천차 만별이다보니 일괄적인 홍보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큰 기업들의 경우 개별 연락을 통해 해결하지만 중소 인터넷 사업자들의 경우 협회와 웹호스팅 대행사업자 중심으로 홍보와 기술지원을 제공할 수 밖에 없다"며 "1분기 중 영세 사업자들에게는 일부 기술 지원비를 제공하면서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 전면시행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번호 수집 여부는 인터넷상에서 손쉽게 모니터링이 가능하지만, 주민번호 폐기 여부는 사실상 현장 조사가 전제돼야하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법 시행과 맞물려 실태조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워낙 업종과 규모가 다양하다보니 방법과 시기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