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클린2014]<7>공유저작물 비즈니스 국제무대 다수 등장…韓선 '공유마당' 개설·운영
# 매달 8.99달러(한화 약 9135원)만 내면 원하는 책을 무제한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한 달 이용자가 8000만명에 이른다. 서비스 이용 가능한 책·문서는 대략 4000만건이 넘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2007년 3월 설립된 세계 최대 디지털도서관 '스크리브드'(Scribd) 얘기다. 출판사 저작권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나 편리하게 도서와 사진 등의 콘텐츠를 이용자가 자유롭게 업로드하고 합법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사이트이다. 독자들은 원하는 책을 무료 또는 보다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고 볼 수 있고, 반대로 회사는 안정된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빗장이 잠겨 있던 지적재산권 시장 전방위로 '개방과 공유'란 변화의 물살이 출렁이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표된 전 세계 네트워크망이 '지재권 장벽'을 허물고 있는 것.
지적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카피레프트'(copyleft) 운동 확산이 이런 변화를 실감케 한다. 지재권은 무조건 막는 게 능사가 아니란 점을 환기시켜 주는 신종 비즈니스도 등장, 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오늘날 지재권은 '어떻게 막을까 보다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라는 숙제를 던져 주고 있다.

◇'공유저작물' 콘텐츠 사업판 흔든다
'스크리보드'의 문서 뷰어 '아이페이퍼 플래시'(iPaper Flash)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쓸 수 있도록 개방·공유가 가능하다. 미국 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에서 이용자가 책 샘플을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지만, 블로그와 커뮤니티 등 웹상에선 공유할 수 없도록 막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스크리브드가 인터넷 저작물의 활용패턴을 바꿔 놓았다"며 출판업계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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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가 없는 '공유 저작물'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그렇다고 스크리브드가 저작권 침해를 무턱대고 방치하진 않는다. 저자가 원하면 저작권 침해 여부를 모니터링 한다.

이와 비슷한 모델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같은 해 네덜란드가 주축이 돼 만든 온라인상의 '가상명품박물관'(Virtual Collection of Asian Masterpieces·VCM)은 전 세계 박물관들과 연계해 온라인으로 소장품 정보를 제공한다. 전 세계 116개국 이상의 박물관이 참여 중이며 보유 콘텐츠는 약 2300여 점에 이른다.
VCM 측은 "우리 서비스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 박물관의 소장품 불균형 문제를 해결했으며, 박물관 간의 소장품 관리 및 첨단 전시 시스템 정보를 공유하는 효과도 가져왔다"고 자평했다.
뿐만 아니라 2008년 11월 출범한 '유로피아나'는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영국·프랑스국립도서관, 루브르·대영박물관 등에서 유럽 주요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에서 제공한 약 1500만건에 다양한 문화유산 콘텐츠를 EU(유럽연합) 회원국의 28개 언어로 일반인에게 무료 제공하고 있다.
![[표]공유저작물의 구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06/2014/06/2014061015403298646_3.jpg)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저작권에 갖힌 韓콘텐츠 산업
선진 해외시장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공유저작물을 활용한 시장이 크게 발달돼 있지 않다. 오히려 저작권 보호 과잉이 콘텐츠 시장 성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되면서 유통시장에서 제외된 '사장(死藏) 저작물'이 늘고 있는 추세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나 디지털교과서 및 e러닝 업체 등 다량의 저작물을 사용해야 하는 기업에선 콘텐츠 개발에 따른 저작권료 부담이 숨통을 죄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이하 저작위)에 따르면 디지털교과서 1개 과목당 연간 저작권 이용료는 평균 1억으로, 연간 3500억원 이상 소요된다고 추정했다. 이 때문에 자칫 콘텐츠산업 위축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결책은 저작권 문제나 저작권료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공유저작물 보급을 확대하는 것. 이를 위해 저작위는 지난 2012년 11월, 공유저작물 확산 창고인 '공유마당'(gongu.copyright.or.kr) 개설했다.
여기에 업로드된 콘텐츠는 저작권 문제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저작위 관계자는 "공유마당에는 만료 저작물뿐만 아니라 사회적 보존가치가 높은 민간보유 저작물과 공공콘텐츠와 같은 공유저작물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이달 기준 등록된 공유저작물은 76만4015건에 달한다.

공유마당은 벤처 및 중소기업에서 주로 활용한다. 관련 상품화 사례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UWS기술연구소는 공유마당의 민간 전통문양 데이터베이스(DB)에서 물고기 문양을 스마트폰 배경화면 개발에 활용해 히트를 쳤다. 섬유산업협회는 꽃문양 디자인을 넥타이 제작에 활용해 매출증대 덕을 봤다.
유병한 저작위원장은 "공유저작물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소스로 제공돼 기업체 산업디자인 경쟁력 확보와 상품·서비스를 고급화하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