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컨퍼런스' 현행법 기준부터 검토, 인정 범위와 판단 주체 등 합의 필요
국내에서도 '잊혀질 권리' 법제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잊혀질 권리는 온라인상 개인과 관련된 정보의 삭제 요청권을 의미한다. 지난달 유럽사법재판소가 '잊혀질 권리'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전세계적으로 관련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양재 엘타워에서 개최한 '2014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컨퍼런스’에서 지난달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과 구글 조치 등을 사례로 우리나라 현행법상 어떻게 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유럽 사례는 스페인 한 변호사가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기사가 구글 검색엔진으로 지속적으로 검색된다며 신문사와 구글에 삭제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요청에 대해 법원은 간접적으로 잊혀질 권리를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원데이터에 대한 삭제는 받아지지 않더라도 검색 결과에 대한 삭제요구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결한 것.
구글은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부터 유럽 사용자를 대상으로 '잘못되었거나 부적절하거나 오랜 시간이 흘러 유효하지 않게 된 개인정보'에 대해 삭제 요청하는 코너를 만들었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정찬모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럽사법법원이 판결과 같은 '잊혀질 권리'의 국내적 도입은 신중해야한다"며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사생활침해 정보에 대한 삭제요청권의 운용을 재점검하는 수준에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경환 변호사(법무법인 민후)는 잊혀질 권리 구현시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삭제할 수 있는 권리'와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두 축을 조화롭게 조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새로운 명문의 입법을 통해 명확한 근거 규정을 도입하는것이 필요하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한계 설정' '이익형량 요소' 등을 충분히 고려토록 하는 장치 또한 필수"라고 설명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백수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박사는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기 위해 선결돼야할 과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잊혀질 권리' 인정 범위에 관한 사회적 합의점 모색과 인정 여부 판단주체 설정,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이다. 시스템은 일정기간 이후 온라인상 정보가 자동삭제되도록 하는 등 현실적으로 잊혀질 권리 구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한편 이날 논의는 박노형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토론에는 황성원 KISA 단장, 이상직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김태열 SK컴즈 팀장,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주희 소비자 시민 모임 부위원장 등이 참석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