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서병수 부산광역시장 "사물인터넷·데이터센터로 '제2의 실리콘밸리' 재도약"

부산 인구가 20여년째 줄고 있다. '제2의 도시'라는 타이틀마저 위협받을 정도다. 400만을 바라보던 부산 인구는 388만명(1996년 기준)으로 정점을 찍은 후 현재 343만명 수준까지 내려갔다. 취업난에 젊은층 이탈이 눈에 띄게 늘어난 탓이다. 도시는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지역경제침체로 직결됐다. 부산의 경기를 회복시킬 해법은 없는 것일까.
이는 새롭게 제기된 문제는 아니다. 이미 거쳐 간 시장들이 손을 써봤지만 진척이 더딘 묵은 과제로 남았을 뿐이다. 하지만 올 10월 부산은 다르다. 아시에서 두번째, 국내에선 처음으로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가 3주간(10월20일∼11월7일) 일정으로 열리기 때문. ITU 전권회의는 세계 각국의 ICT(정보통신기술) 장관들이 참석해 글로벌 ICT 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최고위급 총회로 미래창조과학부 전신인 방송통신위원회 시절부터 유치에 공들여왔다.
지난 7월1일 새로 취임한 서병수 부산광역시장(36대)에게 부산시의 묵은 과제는 적잖은 부담이지만 ICT(정보통신기술) 이라는 키워드를 부각시켜 해법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과거 시장과 다른 무기를 쥐고 있는 셈이다. 서 시장은 "부산은 `영화·관광·컨벤션 도시'에 이어 'ICT(정보통신기술) 도시'라는 두 개의 간판을 거머쥘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특히 새 활력을 불어넣을 데이터센터건립 열풍은 부산을 글로벌 IT 허브의 중심으로 올려놓을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부산을 IT산업방향으로 육성할 프로젝트도 이미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그 한가운데 IT산업이 있을 것"이라며 '좋은기업유치위원회'를 발족해 새 사업을 펼치거나 확장하는 IT기업에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우리나라 '제2의 실리콘밸리'는 반드시 부산에 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 시장은 "그런 측면에서 오는 10월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ITU 전권회의는 새 전환점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포스트 ITU 사업의 힘찬 전개와 더불어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등의 신성장동력사업을 선제적으로 이끌어 부산 센텀시티를 세계 최고의 ICT융복합도시로 올려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어려운 여건속에 민선 6기 부산광역시장으로 취임한 각오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부산은 그동안 어렵고 힘든 고비와 시련들을 온 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극복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그리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부산이 겪고 있는 저출산, 인구유출, 청년 실업률 증가, 고령화 그리고 소득·문화·교육·지역 불균형 문제부터 바로 잡아야 합니다. 도시 외형만 키우는 대형 개발 중심의 시정은 절대 안됩니다.
부산 미래를 바꿀 새 틀을 짜야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제시할 정책비전은 인재 양성, 기술 혁신, 좋은 일자리 만들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답'이고, 기술이 '힘'이며, 문화가 '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들의 PICK!
-사물인터넷 사업을 부산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하셨습니다.
▶사물인터넷은 세계 시장의 경우 2020년에 1조억 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국내시장은 연평균 33%씩 성장해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영역인거죠. 부산시는 이미 지난 6월에 부산대 사물인터넷 ITRC(대학 ICT 연구센터)를 유치했고, 센텀지역을 사물인터넷 실증단지로 만들기 위한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달 부산서 열리는 ITU 전권회의를 계기로 사물인터넷 활성화 사업들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포스트 ITU사업으로 '글로벌 사물인터넷 상호운용성 센터' 설립을 추진해 사물인터넷 표준간에 상호운용성을 반드시 부산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부산시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또 세계적인 사물인터넷 선도기업인 시스코(CISCO)의 투자유치를 위한 협의를 추진 중입니다. 우리가 목표하는 바가 이뤄지면 센텀지역은 사물인터넷과 SW(소프트웨어) 융·복합 클러스터가 결합된 전 세계 유일한 ICT 허브로 거듭나게 될 겁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하셨는데, 어떻습니까.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가 아시아데이터센터 설치 부지로 부산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입지로 부산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미 LG CNS 부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지난해 초부터 가동에 들어갔죠.
부산시는 천혜의 입지조건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과는 달리 지진·해일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센터를 운영할 수 있고,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국제 해저케이블의 90% 이상이 부산을 통과합니다. 전력요금도 매우 저렴해 전력소모량이 매우 큰 데이터센터 입지로는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강점을 이용해 부산시는 이미 미음에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를 구축했습니다. 앞으로 '석대-센텀 클라우드 촉진지구' 지정을 추진해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IT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까지 모두 부산에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부산 소재 대학을 졸업한 SW·IT인재들이 부산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부산은 1970년대 국내 제조업의 약 30%가 집적돼 있던 산업도시였습니다. 1980년대 성장억제도시로 묶이면서 성장이 지체되기 시작했죠. 90년대 중반 성장관리지역에서 제외되면서 재기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2012년 지역 총생산액(GRDP)의 전국 대비 비중이 약 5%로 전국 8위권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부산 경제 뒷걸음의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343만 부산시민이 일할 수 있는 핵심 주력산업이 부재하고, 제조업의 역외이전과 탈(脫)제조업화에 따라 성장·고용이 저하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산이 다시 일어서려면 부산의 인재들이 일할 수 있는 산업환경을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위한 'TNT 2030플랜'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부산의 인재와 기술의 잠재역량을 극대화해 2030년까지 부산을 세계적인 창조혁신 도시로 만들겠다는 실행안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우선 기술혁신이 필요합니다. 부산시는 향후 4년간 4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부산기술지주회사 설립, 대학연구단지 조성, 국내외 첨단산업 R&D(연구개발) 연구소 및 기업 유치 등의 프로젝트를 시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 같은 장기플랜은 '2014 ITU 전권회의' 개최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포스트ITU 사업으로 계획 중인 ITU대학과 유스센터·IoT 상호운용성 센터 등을 통해 ICT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ITU 전권회의가 앞으로 추진할 부산 ICT산업 도약에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시나요.
▶2012년 말 기준으로 부산지역 IT기업체 수는 1300여개사, 매출액은 약 4조원으로 정도 됩니다. 하지만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기업이 다소 영세하고, 특히 마케팅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 ICT 관련 정책결정자들과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이 방문하는 이번 ITU 전권회의를 잘 이용한다면 지역기업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수출상담회와 투자설명회 등을 진행해 해외시장에까지 진출하는 좋은 기회로 삼을 예정입니다.
부산시는 이 기간 동안 '헬스IT전시회', '클라우드엑스포' 등을 개최해 지역기업이 제품을 적극 홍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역기업과 수출유망 국가간의 유대관계 형성을 위해 기업 서포터즈와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출범한 부산연구개발특구는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각 지역에 산발적으로 분포돼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부산연구개발특구는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했습니다. 부산이 국내외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산업인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을 특화산업으로 해 강서구중심의 14.1평방킬로미터(㎢)에 지정돼 있죠. 부산연구개발특구가 R&D융합지구, 생산거점지구, 사업화촉진지구, 첨단복합지구 등 4개 지구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연계 발전적 부분에 있어 우려를 할 수 있으나, 4개의 지구는 이미 서로 기능적으로 연계돼 발전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기 때문에 지리적 분산이 특구발전에 저해요소는 아닙니다.
오히려, 연구개발특구의 기술이전 및 기술사업화 촉진제도를 지역 산업 발전에 적극 활용하는 데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연구소기업', '첨단기술기업'과 같이 연구개발특구에만 적용되는 제도를 적극 활용해 기술창업과 기업혁신을 촉진 시키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앞으로 이를 위한 정책들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특구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다른 지역 특화산업의 육성발전에도 적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