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이고 의미없다" '세계 최초' 논란

[기자수첩]"아이고 의미없다" '세계 최초' 논란

이학렬 기자
2015.01.14 05:18

이동통신업계에서 최근 '세계 최초' 논란이 뜨겁다.

9일부터 시작한 SK텔레콤의 ‘3밴드 LTE-A(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 세계 최초 상용화’ 광고 때문이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3밴드 LTE-A 상용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KT가 문제 제기했다.

논란의 핵심은 100대 밖에 안되는 ‘체험용’ 단말기를 상용화 단말기로 볼 수 있느냐다. KT는 일반 소비자가 살 수 없으니 상용화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SK텔레콤 광고를 중단해달라는 가 처분 신청도 불사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체험용 단말기도 판매용과 큰 차이가 없고 유료 가입자를 받았으니 상용화가 맞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은 소비자 관점에서 아무 의미 없는 싸움이다.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라고 자랑하는 것도, 이를 문제 삼는 KT도 ‘꼴 보기 싫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100대밖에 안되는 단말기를 세계 최초 상용화했다는 건 세계 최초 상용화 혜택의 대상자가 딱 100명이라는 의미다. 세계 최초가 아니라고 일부러 흠집 내는 것도 '자기 얼굴에 침 뱉기'나 다름없다. 지난해 가입자 1명을 모집하고 '세계 최초로 셋톱 박스형 UHD IPTV를 상용화했다'고 자랑한 기업은 바로 KT였다.

이동통신사의 생색내기와 상호 다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지원금을 대폭 올리고 단말기 출고가를 낮춰 소비자에게 단말기 구매 부담을 대폭 낮췄다고 널리 알렸다.

하지만 대리점을 찾은 소비자들은 구매 부담이 낮아진 단말기를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있더라도 기기변경 가입자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대리점과 판매점 등이 대놓고 번호이동, 신규가입자에게만 팔았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 등 세계적 기업들은 '세계 최초'라는 것을 강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최초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강조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생색내기나 세계 최초가 아니라 세계 최고로 대접받고 있느냐일 것이다. 이동통신사들도 의미 없는 '세계 최초' 다툼이 아닌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세계 최고'를 위해 다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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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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