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인터넷의 괴물 사냥꾼들③

[MIT] 인터넷의 괴물 사냥꾼들③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2015.02.23 06:10

MIT Technology Review 제휴

[MIT] 인터넷의 괴물 사냥꾼들②에서 이어집니다.

2005년 스웨덴 링코핑의 네오나치 집회 (제공: 리서치그룹)
2005년 스웨덴 링코핑의 네오나치 집회 (제공: 리서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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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그룹은 데이터베이스 분석 자체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자신들의 폭로가 어떤 파급효과를 부를지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 기사가 나오자 엄청난 후폭풍이 일었다. 리서치그룹의 폭로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 인터넷 이용자들은 격분했고, 보복 차원에서 멤버들의 집주소를 퍼뜨렸다.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되는 위협 방식인 ‘신상털기(doxing)’였다.

리서치그룹의 멤버 뮈 빈그렌은 밤중에 수상한 남성이 집을 찾아온 후 이사를 갔다. 프레드릭손 기자의 부모도 주소 공개의 피해를 보았다. 취재윤리에 대한 논쟁이 불붙었고, 평소 스웨덴민주당을 비판해온 정치인들도 우려를 표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엑스프레센의 실명 공개 대상에 정치인뿐만 아니라 기업인, 교수 등 일반인도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프레드릭손 기자는 “그때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무너지기 직전이었다”고 말한다.

프레드릭손 기자는 지금도 리서치그룹의 데이터베이스 분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증오를 퍼뜨리는 데 사용되는 익명성은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익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본다. 나는 자유문화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이고, 인터넷이 정말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터넷을 악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프레드릭손 기자는 아직 일반인 실명 공개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리서치그룹은 명단을 넘기면서 보도 범위는 엑스프레센이 직접 결정하도록 했다. 그는 만약 자신이 공개 대상을 정할 수 있었다면 정치인만 포함시켰을 것이라고 말한다. “대상을 공인으로 한정했으면 기사의 힘이 훨씬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리서치그룹은 격렬한 후폭풍으로 다소 타격을 입었지만, 새로운 언론 집단으로 인정받으며 당당하게 어려움을 이겨냈다. 몇 달 후 스웨덴탐사언론인협회는 리서치그룹과 엑스프레센에 공로상을 수여했다. 지난 9월 엑스프레센은 리서치그룹이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속기사를 내보냈다. 스웨덴민주당 인사들이 흑인을 침팬지라고 부르거나 무슬림이 유전적으로 폭력을 저지르기 쉽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리서치그룹은 스웨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스웨덴언론대상(Stora Journalistpriset)’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엑스프레센의 보도는 총선 일주일 전에 이뤄졌는데, 선거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스웨덴민주당은 지난 총선의 두 배인 13%를 득표하며 스웨덴 제3당으로 떠올랐다. 일부에서는 엑스프레센의 보도로 인해 스웨덴민주당이 피해자로 비쳐지면서 오히려 이득을 봤다고 평가했다.

프레드릭손 기자는 스웨덴민주당의 가면과 실제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신념, 즉 아브픽슬라트의 독자 의견란에 나타나는 추한 정체 사이의 거리를 좁혀놓는 데 기여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들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걸 알렸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니 그들에게 잘 된 일이다.”

현재 리서치그룹은 스웨덴 최대의 종합 커뮤니티 플래시백(Flashback)의 정보를 모은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 6시간 동안 계속된 모임에서는 프레드릭손 기자가 수집한 군 고위급 인사들의 이메일 주소 100개를 가지고 이들이 플래시백에 어떤 흥미로운 글을 올렸는지 검토했다. 발견된 것은 성매매를 했다고 털어놓은 사람 한 명 뿐이었다. 자료를 제공받기로 한 신문에서 바라는 정도의 뉴스가치에는 못 미치는 사건이었다.

플래시백 이용자의 정체를 폭로하는 것은 아브픽슬라트 보도보다 훨씬 큰 후폭풍을 부를 수 있다. 플래시백의 주요 주제는 이민자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물론 그런 사람도 있지만) 연애, 게임, 요리, 정치, 마약 경험 등 그야말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프레드릭손 기자는 실제 트위터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리서치그룹이 플래시백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할 수 있으니까”라며 퉁명스럽게 반응한 것이다.

이 발언은 리서치그룹 내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나중에 프레드릭손 기자는 넷증오를 타깃으로 한 데이터베이스라고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플래시백 이용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플래시백 이용자이자 스웨덴의 일간신문 ‘메트로(Metro)’에서 인터넷 문화를 담당하는 야크 베르네르 기자는 리서치그룹이 “취약집단의 비밀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정보를 보유했다는 사실을 과시한 것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유치한 행위”라고 말한다. 안나 트로베리 스웨덴 해적당 대표는 리서치그룹을 ‘영웅화된 폭력집단’이라며 비판했다.

프레드릭손 기자는 이번에도 아브픽슬라트 사례처럼 공인들의 행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점 외에는 플래시백 프로젝트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만 리서치그룹이 이용자의 의료정보를 폭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안심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성생활, 마약, 건강 관련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 밖의 게시판에 다른 사람들을 비방하는 글이 올라온다면? 흥미를 갖고 살펴보게 될 것이다.”

글 에이드리언 첸

번역 이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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