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핀테크라는 용광로 살아남을 체력은?

[기자수첩]핀테크라는 용광로 살아남을 체력은?

김지민 기자
2015.02.27 05:59

"나도 예전에는 유행을 따라 갔습니다. 하지만 이제 현실주의자가 됐습니다. 유행 따라했다가 제대로 뽐내지 못할 바에는 따라가지 않는 것이 맞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최근 한 코스닥 업체의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핀테크(Fintech)와 같은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 있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대표이사가 한 답변이다. 코스닥 시총 20위권 IT(정보기술)업체인 이 회사는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에 따라 실제 회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 몰두하고 있다.

"기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시류를 따라가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왔다"는 이 수장의 논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유행을 따라 가서 잘 할 수 있으면 가야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바에는 아니 간 것보다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상반된 시각도 있다. 이 회사와 경쟁업체는 아니지만 '떠 오로는 샛별' 축에 드는 한 소프트웨어 업체는 "우리도 핀테크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대략적으로라도 어떤 계획을 갖고 추진할 것인지를 묻자 "아직 얘기할만한 것이 없다"는 다소 민망한 답변이 돌아왔다. 핀테크 전략이 아닌 '일단 하고 보자'는 전략으로 들렸다.

국내 PG(지급결제대행업체)사 뿐 아니라 통신, 포털, 게임 등 IT 업계가 전사적으로 핀테크를 외치고 있다. 핀테크가 금융, IT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업종을 융합시켜 기업을 성장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점 때문일 것이다. 시내 대형 서점에서 핀테크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가 썼다는 책은 절판 된지 오래다.

하지만 최적의 수단이 최고의 결과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고쳐야 할 제도와 법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핀테크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보안사고와 같은 새 위험요인에 대한 대처방안도 필요하다. 업계에서 핀테크 열풍에 따른 후폭풍을 염려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핀테크에 뛰어든 이후 승산이 있느냐는 물음을 던졌을 때 확실하게 '예스(YES)'를 외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에 자신 없는 곳도 있을 수 있다.

핀테크라는 용광로에 뛰어들기 전에 철저하고 조심스럽게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너도나도 뛰어드는 불구덩이에서 살아남을 만한 체력을 갖췄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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