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핀테크를 중심으로 연결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은 비껴갈 수 없는 화두이며, 인터넷 전문은행에 전산 시스템을 공급하려는 ICT 기업들의 관심도 비상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누가 인터넷 전문은행의 스타트를 끊고 무려 23년 만에 새로운 은행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인가’와 ‘과연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존 은행의 인터넷 뱅킹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오랜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자금력까지 겸비한 기존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현재 ICT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여러 기업이 인터넷 전문은행 준비 주체로 거론되고 있다. 거론되는 기업 대부분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새로운 기회 창출의 장으로 여기고 있는 가운데, 누가 1차 시범인가에 도전장을 내밀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행법상 은산분리 제도 하에서 1~2개 시범 인가가 예정된 가운데, 선정된 사업자는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적지 않은 기간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독점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혜택을 받게 된다.
이러한 장점은 국내에 벤치마킹 할 대상이 없어 겪을 시행착오 리스크를 상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1차 시범인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만 산업자본의 지분율을 4%로 제한하는 현행 은행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것이 최종 판단의 변수가 되고 있다.
일단 4%의 지분을 확보하고 참여 주주들간 별도 계약을 통해 은행법 개정 이후 지분을 50%까지 늘릴 수 있지만, 지분률을 변경하기 위해 만만치 않은 사전 조율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다음카카오와 키움증권 등이 이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반면, 금융당국이 기존 은행들을 배제하고 ICT 등 새로운 영역의 플레이어 참여를 통해 금융산업에 혁신성을 부여해 줄 것을 갈구하고 있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당첨 확률이 높은 것은 틀림없다.
금융당국의 기존 은행 논외 입장은 갈수록 희석될 수 있다. 또 항상 여러 가지 돌발 변수가 존재하는 국회에서 은행법 개정안 통과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볼 때 다소 무리해서라도 1차 시범인가에 주요 후보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주요 후보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민다면, 2개 사업자를 고를 경우 ICT 기업과 제2금융권 기업이 한 기업씩 선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한 사업자를 고를 경우 제2금융권보다는 ICT 기업이 조금 더 유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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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에서 비금융사업자의 금융사업 진출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고, ICT와 금융의 결합인 핀테크가 주목받는 분위기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전문은행 초창기부터 전문가들로부터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이다. 점포를 운영하지 않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운영비용 측면에서 이점을 갖고 있지만, 자금력이나 노하우 측면에서 단기간에 기존 시중은행을 따라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시중은행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설 경우 기존의 방식대로 예대금리 마진 등을 놓고 싸움을 벌이는 것은 전혀 승산이 없다. 예금을 유치하더라도 대출 시장이 넓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중금리 대출 시장으로 모아지고 있다. 후발주자는 기존에 잘 짜인 판에 들어가는 것보다 새로운 판을 만들어 적을 끌고 와야 그나마 싸움을 해 볼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현재로서 그 판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중금리 대출 시장이다.
국내 금융권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연 4~5%대의 은행권 저금리와 연 15% 이상인 카드,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 고금리로 양분돼 있어 10% 전후의 중금리 대출은 희박한 상태다.
현재 형성되지 않은 중금리 대출 시장의 규모는 꽤 크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 ‘국내 중금리 대출시장 현황 및 향후 발전 방향’에 따르면, 은행에는 1~3등급의 고객, 저축은행에는 7~10등급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해 중간층인 5~6등급을 위한 대출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금리 양극화로 작년 말 기준 전체 4342만 명 중 5, 6등급의 중신용계층 1216만명(28%)이 금리 사각지대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향후 출범할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특성화나 틈새시장 공략 차원에서 중·저신용등급 시장에 진출하면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금리 대출 시장, 빅데이터 활용이 관건
그동안 이 시장이 비어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신용 평가를 제대로 하기 어려워 리스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용도 체크와 이를 기반으로 한 대출 집행이다. 문제는 그동안 개인정보보호법 등 개인정보 관련 법안의 강력한 규제로 인해 금융권의 빅데이터 활용이 쉽지 않아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 비해 경험이 부족해 의미 있는 결과를 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금융당국이 관련 제약을 점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혀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커진 상태이다. 이렇게 될 경우 거래정보 위주의 정형화된 분석에만 의존해온 것에서 벗어나 정성적 항목을 포함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신용 평가를 함으로써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롭게 출발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시스템 역시 모두 새로 구축한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보다새로운 기술 적용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기존의 구축된 시스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보다 아예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 쉬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은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빅 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특화영역으로 삼아 점차 기반을 넓혀가는 것이 인터넷 전문은행의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본 기사는 테크엠(테크M) 2015년 8월호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과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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