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학회·언론정보학회, '여의도연구소 보고서' 관련 세미나…"정치적 의도, 총체적 오류 담겨"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보고서의 진정한 목표는 정치적 이슈, 정치적 요구에 대한 입막음이다."
포털의 뉴스공급 편향성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보고서에 국민들이 정치적 관심사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는 14일 한국방송학회·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한 '포털 뉴스서비스의 평가와 대안' 세미나에서 "보고서의 목표는 대중들에게 협소한 정치적 대립 구도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 결과 정치란 지저분하고 지겨운 것이라는 상식을 확인시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최근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는 "포털이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뉴스를 많이 내보낸다"는 내용이 담긴 '포털 모바일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새누리당 주도로 네이버·다음카카오 관계자를 국감장에 부르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지만, 보고서의 논리적 오류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강사는 "포털과 인터넷언론의 정치적 편향성을 얘기하는 것은 '우리와 그들'이라는 대립을 통해 대중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없애거나 협소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기자는 "보고서에는 포털의 기계적 중립과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의도가 담겼다"고 말했다.
표본 설정부터 결과 분석까지 보고서에 수많은 오류가 존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심영섭 한국외대 강사는 "기사 제목을 보고 긍정, 부정, 중립으로 나눴는데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다"며 "연구자들이 모여서 의견 일치를 봤다는 건 저녁 술자리에서 하는 얘기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전체의 2% 정도만 긍정, 부정, 중립을 조사했다는 건 돌연변이 확률을 가지고 전체를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 연구진은 올해 1~6월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모바일 메인뉴스에 게재된 기사 5만236건 중 2.34%에 대해 긍정, 부정, 중립 여부를 조사했다.
기사 내용에 대한 분석이 없었던 부분도 보고서의 허점이다. 기사 제목과 내용이 같지 않은 경우가 있을 뿐 아니라, 기사 제목만 바꿔 표출하는 '어뷰징(동일 뉴스콘텐츠 중복 전송)' 문제도 존재해서다. 심 강사는 "포털에 알고리즘을 공개하라는 요구는 영업비밀을 내놓으라는 것"이라며 "알고리즘 탓에 편향성 있다고 본다면 그에 대한 분석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포털은 뉴스편집 원칙과 기사배열 이력을 공개하고 있다. 심 강사는 "포털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원칙 및 이력 공개까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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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MyOn정치미학연구소장은 "기사를 긍정, 부정, 중립으로 평가하는 건 관점에 따라 다르다"며 "언론의 공적, 사회비판적 역할을 고려하면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기사를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해당 보고서는 내년 총선에 앞선 여론전을 고려한 정부·여당의 '포털 길들이기'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동윤 대구대 교수는 "여러 맥락과 연장선상에서 볼 때 해당 보고서는 작위적으로 정제된 '관제 보고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소장은 "인터넷 여론을 제조 또는 조작함으로써 보수정당의 승리를 지속시켜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포털은 틈만 보이면 언제든 옥좨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