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독과점 논란' 또 들춰내?… '포털 길들이기' 공세 확대

'네이버 독과점 논란' 또 들춰내?… '포털 길들이기' 공세 확대

서진욱 기자
2015.09.18 08:28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네이버 독과점업체로 볼 수 있어"…대법원 판례와 배치돼 논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채찬 공정거래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채찬 공정거래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여당의 '포털 길들이기' 공세가 지속되면서 네이버의 독과점 논란까지 또다시 들춰냈다. 네이버가 포털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의 판결과 배척되는 내용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감에서 "네이버를 독과점 업체로 볼 수 있다"며 "국감에서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제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네이버를 '정보유통사업자'로 규정하면서 70% 이상 정보를 독점하는 독과점 업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네이버는 불공정 대형 정보유통업체"라며 "언론사 기사를 말도 안 되는 (저렴한) 비용으로 사들이는 게 올바른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종합감사 때 나와야 한다"며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하고 있는 인터넷 재벌황제를 반드시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독과점 발언은 70% 이상에 달하는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을 근거로 한 것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검색 엔진 점유율은 네이버가 75.96%로 가장 높으며, 다음이 12.08%로 2위, 구글이 11.94%로 3위다.

하지만 앞서 대법원은 매출액과 검색 점유율을 기준으로 한 공정위의 NHN(옛 네이버 명칭)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다. 2006년 공정위는 NHN가 동영상업체들의 '상영 전 광고'를 금지한 것에 대해 공정 경쟁을 제한한 행위로 보고, 검색 서비스를 비롯한 인터넷 포털서비스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판단했다.

NHN이 2006년 말 매출액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48.5%, 검색 질의횟수 기준 69.1%의 점유율을 차지한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NHN에 시정명령과 함께 2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NHN은 "시정명령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했고, 서울고법은 2009년 8월 원고(NHN)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역시 지난해 11월 원심의 판결에 위법성이 없다면서 NHN의 손을 들어줬다. 시장점유율 계산을 위해 관련 상품 시장(동영상 콘텐츠 시장)의 매출이 아닌 인터넷 포털 시장 전체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는 결론이다.

IT업계에서는 정 위원장의 발언을 새누리당의 뉴스공급 편향성 의혹 제기로 시작된 '포털 길들이기'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는데도 공정위가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며 "새누리당에서 포털의 뉴스공급 편향성을 지적하는 상황에서 해당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수장이라면 특정 정당의 의견에 동조할 수 있는 취지의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네이버를 독과점 업체로 볼 수 있다"고 발언한 만큼 실질적인 조사 행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공정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발언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볼 수도 있다"며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을 위해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세분화해서 들여다 볼 경우 특정 분야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될 여지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규정하고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시장점유율 △진입장벽 존재 및 정도 △경쟁사업자의 상대적 규모 △경쟁사업자 간 공동행위 가능성 △유사품 및 인접시장 존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한다. 시장점유율 기준은 한 사업자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의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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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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